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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신세졌다"던 영원한 현역…국민 마음 속 별이 되다

입력 2025-11-25 18:00   수정 2025-11-26 00:18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옵니다.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올해 1월 생애 첫 연기대상을 받은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 이순재. 시청자를 향해 한껏 몸을 낮추며 감격하던 그의 수상 소감은 끝내 마지막 인사가 됐다. ‘국민 배우’ 이순재 씨가 건강 악화로 25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91세.

그는 최근까지도 드라마와 연극 무대를 오가며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며 끝내 병상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그는 네 살 때 조부모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다. 서울대 철학과 재학시절 그는 ‘문리대 영화박사’로 불릴 만큼 영화에 빠졌다. 대학교 3학년 때인 1956년 그는 단과대별로 흩어진 연극부를 통합해 서울대 연극회를 세웠다. 같은 해 미국 극작가 유진 오닐의 희곡을 무대로 옮긴 연극 ‘지평선 너머’로 70년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1960년 KBS 1기 공채 탤런트에 발탁된 뒤 지난해까지 드라마 175편, 영화 150편, 연극 100여 편에 출연하며 한 평생 연기에 몸을 바쳤다.

‘국민 배우’로 거듭난 건 57세이던 1991년. 전국적인 인기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표상인 대발이 아버지 역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 ‘허준’(1999)에서는 주인공의 스승 유의태 역을 맡아 제자에겐 엄하지만 병자에겐 따뜻한 명의로 이미지를 변신했다.

정치권에도 몸담았다. 1992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인기에 힘입어 14대 총선에서 민주자유당(당시 여당) 후보로 서울 중랑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현실에 안주하기 쉬운 노년에도 그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70대 들어 출연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2006), ‘지붕 뚫고 하이킥’(2009)에서 고집스럽지만 인간미 넘치는 가장 역을 맡았다. 극 중 야한 동영상을 즐겨 보는 캐릭터를 능청스러운 연기로 소화한 그는 ‘야동 순재’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연극 무대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87세이던 2021년 연극 ‘리어왕’에서 200분 공연의 방대한 대사량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기립박수를 받았다. 2023년에는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로 첫 연극 연출에 나섰다.

지난해 드라마 ‘개소리’에서 개의 목소리를 듣게 된 원로 배우 역으로 열연을 펼쳐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생애 첫 연기대상이자 지상파 3사 연기대상을 통틀어 역대 최고령 수상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대학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출연했다가 건강이 악화하면서 하차했다.

대배우의 별세 소식에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꽃보다 할배’를 연출한 나영석 PD는 “선생님이 생전 여행에서 가장 많이 들려주신 이야기는 끝까지 무대 위에 있고 싶다는 말씀이었다”며 “성실하게 일하는 것의 가치를 알려주시고 후배들에게 많은 귀감이 된 분”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페이스북에 “모든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은 예술인이자 국민 배우였던 선생님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정부는 이날 이씨에게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희정 씨와 아들 이종혁, 딸 이정은 씨가 있다. 발인은 27일 오전 6시20분, 장지는 경기 이천시 에덴낙원.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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