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해셋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인선 경쟁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다.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해셋 위원장을 오랜 측근이자 신뢰가 두터운 경제 참모로 인식하고 있으며,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기조를 Fed에 반영할 수 있는 인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며 Fed를 통제하에 둬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왔다.
다만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성명에서 “대통령이 결정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지켜보라”고 말했다.
Fed 의장 및 이사 임명은 미국 대통령이 중앙은행 정책 방향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 파월 현 의장을 임명했지만, 그가 기대만큼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추진하지 않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다.
해셋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경제관이 매우 비슷한 인물로, 금리 추가 인하 필요성에 대해 연일 발언해 왔다. 그는 지난 2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가 Fed 의장이라면 지금 당장 금리를 내리고 있을 것”이라며 “경제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팬데믹 이후 Fed가 인플레이션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해셋 위원장이 유력 후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 국채 가격이 상승하며 10년물 금리는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연 4% 아래로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Fed를 향해 지속적이고 공개적인 비판을 쏟아낸 인물이다.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에 너무 늦었다”며 압박을 가했고, 파월 해임 가능성을 언급하며 Fed의 독립성 논란을 촉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장을 교체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기도 했다.
Fed의 리노베이션 문제도 공격 소재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Fed 본부 캠퍼스의 수십억 달러 규모 개보수 계획을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지출”이라고 비판하며,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보다 내부 공사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백악관은 Fed 이사 리사 쿡에 대한 해임 시도를 둘러싸고 현재도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정치적 성향이 강하고 통화정책 판단이 부적절하다”며 해임을 추진했으나, Fed 이사직의 임기 보호 규정에 따라 쿡 측이 소송으로 맞서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CNBC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이전에 의장 지명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누구를 선택할지 이미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후보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그는 해셋 위원장을 비롯해 전 Fed 이사 케빈 워시, 현 Fed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를 상위 3인 후보군으로 지목한 바 있다.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숀 스파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FBI 국장·Fed 의장 등 핵심 보직의 중요성을 절감한 만큼, 개인적 신뢰가 없는 인물을 파월 후임으로 임명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여름부터 파월 의장 후임을 찾기 위한 면접 작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는 약 12명의 후보 가운데 케빈 해셋, 케빈 워시,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우먼 Fed 부의장,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채권 CIO 등 5명으로 압축한 상태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주 후보 면접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최종 후보군은 백악관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 JD 밴스 부통령과의 면담을 거칠 예정이다. Fed 의장 지명자는 상원의 인준 절차도 통과해야 한다.
차기 Fed 의장은 2026년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14년 임기를 부여받게 된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에 종료되지만, 그는 2년간 Fed 이사로 남을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임기 종료 뒤 이사직을 유지할지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그가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내년 중 또 하나의 Fed 이사직 공석이 생기게 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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