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2,0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동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북부의 하일리구비 화산이 폭발해 화산 일대는 물론 주변국 기상과 국제 항공망이 패닉 상태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북동쪽으로 800㎞ 떨어진 아파르 지역의 하일리구비 화산은 전날 새벽 수 시간 동안 거대한 화산재와 연기를 분출했다.
화산재 기둥은 최대 14㎞ 상공까지 치솟으면서 인근 아프데라 마을은 재로 뒤덮였다. 현지 당국은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화산재가 가축 방목지를 덮어 축산업자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해를 넘어 예멘과 오만 방향으로 확산한 화산재는 인도와 파키스탄 북부 상공까지 이동해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인도 항공사 에어인디아는 화산재 지역을 비행한 항공기의 안전 점검을 위해 24~25일 항공편 11편을 취소했다. 인도 아카사 항공도 같은 기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등 중동 정기편을 취소했다.
하일리구비 화산은 해발 500m 높이로, 아프리카 대륙판이 갈라지는 '리프트 밸리'에 위치해 있다. 지질 활동이 활발한 지역에 속해 있긴 하지만, 스미스소니언 연구소의 글로벌 화산 활동 프로그램에 따르면 마지막 빙하기 이후 홀로세(현 지질시대)에 들어서는 분화 기록이 없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위성 이미지에서 비교적 최근 형성된 용암 지형이 확인된다"며 "문헌에 없는 소규모 분화가 과거에도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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