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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슈퍼사이클' 탄 정유4사…3분기에 올 적자 다 메웠다

입력 2025-11-27 18:03   수정 2025-11-28 00:40

국내 정유사들이 ‘디젤 슈퍼사이클’에 올라탔다. 중국의 수출 제한과 러시아 정유시설 가동 차질 등으로 경유 정제마진이 급등한 덕분이다. 올 상반기 1조원 넘는 적자를 냈던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도 흑자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경유 정제마진에 4분기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경유 정제마진(디젤 크랙)은 최근 배럴당 31.25달러로 치솟았다. 지난 3월 25일 기록한 연중 저점(13.05달러)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디젤 크랙은 경유 1배럴을 정제했을 때 얼마나 버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하반기 들어 디젤 크랙이 뛴 건 중국과 러시아 때문이다. 중국의 올해 경유 수출 물량은 월평균 430만8000배럴 수준으로 추정된다. 2023년(월평균 850만 배럴)과 비교하면 2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중국 정부가 지난 1월부터 정유 제품 수출에 대한 부가가치세(증치세) 환급률을 13%에서 9%로 낮추고, 연료유 수입 관세를 1%에서 3%로 올리는 등 “수출로 밀어내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서다. 중국 내 인프라 투자로 경유 소비가 꾸준해 수출로 돌릴 여유 물량이 많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러시아산 경유 공급 급감도 정제마진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8~9월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전체 정유소 38곳 중 16곳이 파괴돼 러시아의 원유 정제 처리량이 하루 50만 배럴 정도 줄었다. 전 세계 정유공장의 정기 점검 및 보수 일정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정제 처리량은 10월 하루 평균 8160만 배럴로 7월보다 400만 배럴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유사들이 수출하는 석유 제품 가운데 경유는 40% 안팎으로 가장 많다. 디젤 크랙이 떨어지면 실적이 곧바로 흔들리지만, 반대로 지금처럼 경유 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이익이 빠르게 불어나는 구조란 얘기다.

올해 상반기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석유사업(정유 부문) 합산 영업손실은 1조351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SK이노베이션 3042억원, GS칼텍스 2464억원, 에쓰오일 1155억원, HD현대오일뱅크 2297억원으로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손실 규모에 맞먹는 이익을 불과 석 달 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디젤 크랙이 4분기엔 더 높은 구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디젤 슈퍼사이클이 이어지는 한 국내 정유사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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