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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장보고함' 공짜로 주는데도…폴란드 잠수함 수주 고배

입력 2025-11-27 16:57   수정 2025-11-27 19:51



폴란드 잠수함 도입 입찰에서 스웨덴 방산기업 사브가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한화오션 등 ‘팀 코리아’는 고배를 마셨다. 사브 잠수함이 폴란드에 접한 발트해에 최적화된 모델인데다, 스웨덴 정부의 폴란드 조선 산업 투자 등 전방위 지원 덕분으로 분석된다.

27일 방위사업청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가 신형 잠수함 3척을 도입하기 위해 추진한 ‘오르카 프로젝트’ 입찰에서 2000t급 ‘A26 블레킹급 잠수함’을 내세운 스웨덴 사브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스웨덴이 모든 기준과 납기, 특히 발트해에서 작전 능력 측면에서 가장 좋은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내년 2분기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해 2030년께 첫 잠수함을 인도받을 것으로 폴란드 측은 예상하고 있다. 폴란드에 따르면 초기 계약 규모는 100억 즈워티(약 4조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유지·보수·운영(MRO)을 포함한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360억 즈워티(약 1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입찰에 참여했던 한국 한화오션,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 이탈리아 핀칸티에리, 스페인 나반티아, 프랑스 나발그룹 등은 탈락했다. 폴란드의 잠수함 도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긴장이 고조된 발트해를 방어하기 위해서인데 사브 잠수함은 해당 지역에서 이미 운용 중이라는 점에서 가점을 받았다. 발트해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대서양을 잇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 항로다. 현재 폴란드 해군의 잠수함은 옛 소련 시절 도입한 킬로급(3000t급) 'ORP 오제우' 1척밖에 없다.

사브에 따르면 A26 잠수함은 발트해의 얕은 해역에서의 작전에 맞춰 설계됐다. 사브는 A26 잠수함을 '세계 최초 5세대 잠수함'으로 홍보하고 있다. 스텔스 설계로 적에게 발각될 위험이 낮고 특수전부대(SOF) 투입, 무인수중기(UUV) 운용 능력 등 다양한 기능을 자랑한다. 길이 65m, 수상배수량 2000t 규모의 선체에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탑재해 18일 이상 잠항할 수 있다. 표준 승조원은 26명이며, 지휘·특수부대·추가 인원을 포함하면 최대 35명까지 탑승 가능하다.

스웨덴이 유럽연합(EU) 소속 국가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브 잠수함에 각종 기자재와 부품을 납품하는 영국도 키어 스타머 총리의 공식 서한을 통해 스웨덴을 지지하고 나섰다. 스웨덴 측은 폴란드 조선소에 잠수함 정비 능력을 갖추도록 투자하겠다고 제안했고, 폴란드산 휴대용 대공미사일과 구조함 등을 구매하는 절충교역도 약속했다.

한국도 지난 9월부터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잇달아 폴란드를 방문하는 등 막판 후방 지원에 나섰지만 최종 수주에 실패했다. 당시 안 장관은 “폴란드에 가보니 프랑스와의 잠수함 수주 경쟁이 심한 상황이었지만, 폴란드 국방장관을 설득하고 우리 무기의 우수성을 설명해 프랑스에 넘어간 지형을 우리 쪽에 기울게 했다”며 "한국 기업에 수주 승산이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은 폴란드에 한국 해군의 첫 잠수함인 1200t급 장보고함 등 해군 함정도 방산협력 차원에서 무상 양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달 중순부터 외신 등을 통해 한국의 수주 가능성이 낮다는 분위기가 전해졌다. 외신에선 유럽산 무기 구매를 장려하는 EU의 ‘바이 유러피언’ 정책 영향으로 유럽 기업이 앞서 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은 "폴란드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앞으로도 변함 없이 (폴란드와의) 방산 협력을 유지 및 강화해나갈 예정"이라고 입장을 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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