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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내 금융위기급 폭탄"…서울 오피스 시장에 무슨 일이 [이송렬의 우주인]

입력 2025-11-30 12:49   수정 2025-12-02 12:14


"향후 5년 내 서울 오피스 시장에 과거 금융위기와 비슷한 타격이 있을 것입니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46·사진)은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 오피스 시장에 전체의 20% 수준에 달하는 790만㎡(240만평)가량 되는 오피스가 공급됐는데 향후 5년 내에도 비슷한 규모가 공급될 예정"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류강민 리서치센터장은 "2031년까지 서울 오피스 3대 권역인 중심업무권역(CBD), 강남업무권역(GBD), 여의도업무권역(YBD)에 750만㎡(220만~230만평)에 달하는 오피스가 공급될 예정"이라면서 "특히 중심업무권역에 약 314만㎡(95만평)가 공급돼 가장 타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융위기 당시 상당 수준의 오피스가 공급되면서 서울 오피스 공실률이 약 6%포인트(P) 뛰었다"며 "금융위기 때만큼 급격하게 악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지만 단기간에 공급이 이뤄지면서 공실률과 임대료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옹성 같던 서울 오피스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는데 원인이 문제다. 공급이 급격하게 늘어난 데 따른 공실률 증가보단 3대 권역 내에 있는 오피스를 찾는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서울 권역별 공실률은 강남업무권역 4.7%, 중심업무권역 4.4% 여의도업무권역 2% 등 순이다.

연초와 비교해보면 강남과 중심권역은 각각 0.24%포인트, 0.34%포인트 공실률이 증가했다. 반면 여의도는 0.99%포인트 줄었다. 3대 권역 모두 아직은 자연공실률(%)을 밑도는 수준이나 알스케어는 일부 업무지구가 공실률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류강민 센터장은 "최근 2~3년간 서울 오피스 시장은 신규 공급이 거의 없었음에도 공실률이 늘어나고 있다. 기업들의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라면서 "기업들이 임대료 부담이 높아지다 보니 기존에 있던 곳에서 나와 임대료 부담이 적은 곳으로 퍼지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이어 "임대료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질도 공실률에 영향을 준다"며 "중심업무지구의 경우 오피스 건물 상당 부분이 오래돼 강남이나 여의도 대비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금리, 임대료, 서비스 질 등 오피스 공실률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많지만 가장 기저에서 공실률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라면서 "GDP는 결국 우리나라가, 우리나라에 있는 기업들이 가진 동력인데 이전보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지다 보니 기업 운영이 어려워지고 기업들은 회사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함에 따라 기존에 있었던 업무지구를 벗어나 임대료가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과거 서울 오피스 시장은 권역별로 뚜렷한 특징이 있었다. 강남업무권역은 정보기술(IT)이나 벤처회사가, 여의도업무권역은 증권사나 은행 등 금융회사가, 중심업무권역은 기업들이 주로 모여있다는 등의 인식이다. 하지만 최근엔 권역별 특징이 조금씩 흐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류 센터장은 "권역별로 상징성을 갖는 회사들이 모여있긴 하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흐려진 상황"이라면서 "예컨대 A라는 회사가 오피스를 구한다고 하면 과거엔 한 업무지구 내에서 오피스 건물 2~3곳의 임대료만 봤다면 최근엔 권역별 임대료를 모두 비교해보고 입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오피스를 고르는 핵심 이유로 '임대료' 비중이 커지면서 새롭게 뜨는 지구가 있다. 바로 마곡업무지구(MBD)다. 마곡지구가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은 2005년 이후다. 서울시는 당시 '2020 서울도시기본 계획'을 통해 마곡 내 연구개발(R&D) 클러스터, 주거단지, 업무상업단지, 공원 등이 어우러진 자족도시를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대명소노그룹, DL그룹, 이랜드그룹 등 굵직한 기업들이 계열사를 이끌고 마곡에 들어왔다.

신흥 오피스 권역으로 떠오른 마곡에 대해 그는 "기업들이 마곡으로 옮겨가는 데에는 앞서 말했듯 임대료 부담이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곡업무지구가 다른 3대 업무지구처럼 핵심 업무지구로 부상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류 센터장은 "마곡업무지구는 입지적인 한계가 있다"며 "서울 서부권의 다른 수요를 흡수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3대 업무지구의 수요를 빨아들이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결국 입지적인 한계는 쉽게 극복되기 어렵다"며 부핵심업무지구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통상 오피스 시장에선 캡레이트(수익률) 등을 주요 지표로 본다. 하지만 알스퀘어는 시장은 조금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2009년부터 알스퀘어 오피스 매매지수(ROI)를 개발해 살펴보고 있다.

류 센터장은 "해당 지수를 비롯해 알스퀘어에서 다루는 데이터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도록 설계했다"며 "그러면서도 한국 시장의 세부 사항을 반영한 차별화한 통찰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글로벌 지수들이 분기 또는 연 단위로 과거 성과를 보여준다는 알스퀘어의 지표는 월별 실거래 기반으로 보다 빠르게 시장 변화를 포착한다"며 "궁극적으론 이런 신속성과 정밀성을 무기로 글로벌 지수와 나란히 활용될 수 있는 지수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류강민 센터장은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학사, 같은 대학교 대학원 도시공학과 석박사를 지냈다. 2010년 미래에셋증권에 부동산연구소에 있다가 2014년 젠스타메이트 리서치팀, 2015년 이지스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으로 있었다. 2021년엔 세빌스코리아 리서치팀 팀장을, 2023년부터는 알스퀘어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다.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영상·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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