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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막스 “사모신용 시장, 경고음 울리기 시작했다”

입력 2025-11-28 16:06   수정 2025-12-10 10:57

이 기사는 11월 28일 16:0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은유를 혼용해서 죄송하지만, 꼭 이렇게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자동차 부품 업체 퍼스트브랜즈와 중고차 판매업체이자 서브프라임 대출업체인 트라이컬러의 파산신청에 관해, 항상 통찰력이 뛰어나고 직설적인 발언을 하는 JP모건체이스의 회장 겸 CEO 제이미 다이먼이 지난 달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제 안테나가 솟아오릅니다. 그리고 아마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안 되겠지만, 바퀴벌레 한 마리가 보이면, 아마 더 많이 있을 겁니다. 모두가 이점에 대해 경계해야 합니다.”

석탄 광부들이 광산에 들어갈 때 카나리아를 데리고가곤 했던 이유는 광산 속 가스가 광부들에게 위협을 가하기 전에 몸집이 작은 카나리아가 그 안에 있던 가스에 먼저 쓰러져버리곤 하기 때문이었음은 다들 아는 바입니다. 바퀴벌레와 카나리아는 둘 다 우리 앞에 놓인 문제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이야기가 회자되는 것을 지난 달에 들었으며, 앞으로도 이런 말을 더 많이 듣게 될 것 같습니다.

지난 세월 제가 발견한 금융시장의 가장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어느 특정 시점에 한 가지 주제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 주제는 결국 다른 주제로 바뀌지만, 그 전까지는 종종 다른 모든 것이 거의 배제될 정도로 사람들이 논하고 싶어하는 주제가 되곤 합니다. 요즘은 그런 주제가 최근 들어 하위투자등급 채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입니다.

최근 사건들

퍼스트브랜즈와 트라이컬러의 파산에 사기행위가 어떤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과 두 기업 모두 사모신용 시장에서 돈을 빌린 점을 고려해볼 때, 사람들은 어떤 연관관계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이 문제의 시발점일까요?

지난 3월에 제 메모 <채권을 주십시오(Gimme Credit)> 에서 언급했다시피, 최근 몇 년간 사람들이 저에게 가장 자주 질문한 것이 사모신용입니다. 이 부문은 2011년경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출에 제약을 받게 되고 자산운용사들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주로 레버리지가 필요한 사모펀드 스폰서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개입하면서 뿌리를 내렸습니다. 대주들이 드물었기 때문에, 자금을 공급하려는 사람들은 고금리와 높은 안전성을 요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대출이 저금리가 만연했던 환경에서 투자자들에게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하여 사모신용이 마법의 투자 해법으로 떠받들어지면서, 이후 몇 년간 약 2조 달러가 이 부문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신규 진입자들과 막대한 추가 자본이 유입되면서 대출 경쟁이 심화되었고 대주들이 누리던 이점 중 일부는 불가피하게 축소됐습니다.

사모신용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저는 2011년 이후 수년간 투자환경이 대체로 양호했다고 답했는데, 이는?워런 버핏의 표현을 빌자면?사모신용 부문에서 물이 빠져나간 적이 (즉 시험에 들었던 적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이제, 세간의 이목을 끄는 파산 2건이 짧은 간격을 두고 차례로 일어났으니, 사람들은 물샐 틈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도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단순한 실패 사례들의 존재에 그치는 일이 아니라, 그 뒤에 무언가 불길한 것이 도사리고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 분명해지면서 분위기는 한층 더 심각해졌습니다. 공모 및 사모 대출 미지급액이 있었던?퍼스트브랜즈가 동일한 매출채권을 여러 대출에 담보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트라이컬러는 신용점수가 부족하거나 운전면허가 없는 구매자들에게도 대출을 해준 것이 드러나고 있으며, 이전에 감독기관들로부터 소유권 없는 차량 판매 등의 사업관행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지난 달, 파이낸셜타임스의 로버트 암스트롱이 (제가 즐겨 구독하는) ‘언헤지드(Unhedged)’라는 그의 일간 온라인 칼럼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10월 15일] 자이언스 뱅코프는 대출을 받은 기업 두 곳이 “명백한 허위 진술 및 계약 위반…사실을 최근에 인지했고” 기업들이 이에 따른 은행 측 질의에 답변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대출에 대해5천만 달러를 평가손 처리할 것임을 감독기관 보고서에 공시했습니다.

그리고 [10월 16일]에 또 다른 중견은행인 웨스턴 얼라이언스가 상업용 부동산 담보 대출자들 중 하나에 대해 지난 8월에 사기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공시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동일지배하의 소형 통신사 두 곳인 브로드밴드 텔레콤과 브릿지보이스가 조작된 미수금 자료를 근거로 막대한 대출을 받고 파산 신청을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사건 하나는 단발성 사례이고 두 건은 어떤 패턴을 암시한다면, 여섯 건은 불길한 추세를 가리키는 것일까요?

제가 2016년에 제 메모 <시장은 무엇을 알고 있는가?(What Does the Market Know?)> 에서 지적했듯이, 현실 세계의 일들은 ‘꽤 좋다’와 ‘그다지 좋지 않다’ 사이를 오가지만, 투자자들의 마음 속에서는 완벽에서 절망으로 바뀌곤 합니다. 이번 경우에도 매우 강한 반응이 목격되었고, 특히 지역은행들의 공시 직후인 10월 16일에 몇몇 유명한 대체자산운용사들의 주가가 5~7% 하락했습니다.

사실, 채무불이행은 항상 존재하며 부당유용도 (구식이지만 괜찮은 단어 아닌가요?) 심심찮게 있는 일입니다. 제가 고수익채권시장에 몸담은 47년간, 일반적인 해에는 가격 기준으로 전체 채권의 2% 이상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으며, 경제위기 시에는 이보다 더 많았습니다. 이 비율을 수천에 달하는 하위투자등급 채권발행자들의 숫자에 대입시켜보면, 정상적인 해에 수십 건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것이 반드시 추세의 시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위투자등급 채권시장 전체, 또는 사모신용시장 전체를 비난할 일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그저 사람들이 그토록 신경을 쓰는 수익률 스프레드가 존재하는 이유, 즉 하위투자등급 채권에는 신용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대목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신용관리 능력의 필요성이 호경기에는 부각되지 않더라도…채권투자자들에게 있어 이 능력은 항상 필수적임을 일깨워주는 것입니다.


위험에 대한 태도의 사이클

제가 2016년에 <투자와 마켓 사이클의 법칙(Mastering the Market Cycle: Getting the Odds on Your Side)>이라는 책을 처음 집필하기 시작할 때, 제 머릿속에는?경제 사이클, 이익 사이클, 투자자 심리의 사이클, 신용 사이클, 부실채권 사이클, 부동산 사이클 같은?제가 다루게 될 주제들에 대한 구상이 있었습니다. 당시 쓸 계획이 없었던?그리고 책에서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길이가 긴 챕터 중 하나가 된?것이 ‘위험에 대한 태도의 사이클’이라는 제목의 챕터였습니다. 증권 시세는 그 가치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기업의 내재가치 및 미래 전망보다 훨씬 더 큰 등락을 보이며, 그 주된 이유는 위험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에 극심한 변동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가 활황일 때는 기업들이 수익 증가를 발표하고 주가가 오르며 이윤이 쌓이고, 사람들은 “위험은 나의 친구이다. 내가 더 많은 위험을 떠안을수록 나는 더 많은 돈을 번다. 그리고 어쨌거나, 걱정거리라곤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들을 합니다.

호경기에는 애매모호한 동향들이 긍정적으로 해석되며, 부정적인 것들은 쉽사리 제쳐두게 됩니다. 그리고 한동안 경기가 좋았던 때에는 손실 가능성이 의식에서 멀어집니다. 이보다는, 잠재 수익을 놓치고 경쟁자들보다 뒤처지는 것이 주된 걱정거리가 됩니다. 투자자들의 위험 관용도가 올라가고, 투자자들은 기업실사에 신경을 덜 쓰면서 거래에 적극적으로 돈을 거는 데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2007년 2월 제 메모 <바닥을 향한 경주(The Race to the Bottom)> 참조). 이 모든 면에 있어서, 결과는 기준의 저하로 나타납니다.

결국 경기가 꺾이고 기업 이익이 하락하며 시장이 불황을 겪고 사람들은 돈을 잃습니다. 이제는 “위험 감수란 그저 돈을 잃는 길이다. 다시는 그런 일을 결코 하지 않겠다. 밑져도 좋으니 나를 여기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말이 반복됩니다.

이제 부풀려지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들이며 무시되어버리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들입니다. 사람들은 기업실사를 수행하지 않고 불확실한 거래들을 거절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수익을 놓치는 것보다 더 나쁜 일도 존재함을 상기하게 됩니다. 시계추는 반대 방향으로 넘어갔고, 위험 관용성 대신 위험 회피 심리가 시장을 장악합니다. 그 결과, 투자 및 대출의 기준이 올라갑니다.

제가 가장 자주 인용하는 명언 중 하나는 마크 트웨인의 이야기로 알려진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그 흐름은 반복된다”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일정한 주제들이 사이클에 따라 다시금 나타나는 금융계에 특히 들어맞는 이야기입니다. 투자심리와 그 결과 나타나는 행동이 반복되는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점이 그 중 가장 중요한 주제입니다.

중요한 관찰사실은, 호경기에는 사람들에게 자만심, 위험 관용성, 부주의함이 생겨나 자산에 공격적으로 돈을 걸고 앞다투어 대출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불경기가 오면 그러한 부주의함의 결과가 드러나면서, 충분한 조사 없이 그리고 실수의 여지도 없이 뛰어든 투자는 적대적인 환경을 버텨내지 못하게 됩니다.

이는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금융역사학자 에드워드 챈슬러의 2022년 저서 <금리의 역습(The Price of Time)>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습니다.

[1865년에] 맨체스터의 은행가 존 밀스는 “일반적으로 경제공황이 자본을 무너뜨리는 것은 아니다. 공황은 그 이전에 가망 없이 비생산적인 일들에 자본이 잘못 투자되어 자본시장이 얼마나 망가져 있었는지를 그저 드러낼 뿐이다.” 라는 통찰력 있는 말을 남겼다.

다시 말해서,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잘못된 투자’로 적절히 표현했던 여러 그릇된 투자결정들은 호황기에 많이 이루어지고 폭락기에 위험에 노출됩니다.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그럴 것입니다. 은행업계의 훌륭한 격언인 “최악의 대출은 최고의 시기에 이루어진다”라는 말에 이 사실이 가장 간결하게 요약되어 있습니다.

좋은 베즐(Bezzle)

찰리 멍거와 저는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에 관한 대화를 즐겨 하곤 했습니다. 갤브레이스는 금융시장에 관하여 제가 좋아하는 표현들 중 여러 개를 만드신 분입니다. 제가 2009년에 <멀리 보는 시야(The Long View)> 라는 메모를 쓴 이후로 언급하지 않았던 표현이 있는데, 갤브레이스가 그의 저서 <대폭락 1929(The Great Crash 1929)>에서 소개한 개념인 ‘베즐(bezzle)’입니다.

베즐이란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해서, 갤브레이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것은 금융 사기꾼들이나 횡령자들이 만들어낸 것 같은 부를 가리키며, 이는 그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 수혜를 받는 이들의 기세를 올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찰리는 앞서 설명한 호경기가 신중함의 수준을 낮추는 과정을 통해 ‘좋은 베즐’ 형성에 필요한 조건들을 만들어낸다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경제학자 마이클 페티스는 이 현상의 주기성을 자신의 뉴스레터에서 아래와 같이 설명했습니다.

어떤 시기는...갤브레이스가 덧붙여 언급하기를, 베즐의 형성을 촉진시키고, 어떤 특정 시기에는 가치에 대한 부풀려진 인식이 불거져나올 가능성이 더 커지면서, 일종의 규칙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이처럼 [사기적으로 부풀려진 부의] 총액은...비즈니스 사이클에 따라 그 규모가 달라진다. 호경기에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믿음을 가지며 돈이 넘쳐난다. 하지만 돈이 넘쳐나는데도 더 많은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많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횡령 발생률이 증가하고 적발 비율은 떨어지며 베즐이 급격히 증가한다. 경기 침체기에는 이 모든 것이 역전된다. 의심을 품고 면밀히 감시하는 시선으로 돈을 감시한다. 돈을 다루는 사람은 그의 정직함이 입증될 때까지 부정직한 사람으로 간주된다. 예리하고 꼼꼼하게 회계 감사를 수행한다. 상거래의 도덕성이 크게 향상된다. 베즐이 줄어든다.

(차이나 파이낸셜 마켓(China Financial Markets), 2021년 8월 23일)

호경기에 어리석은 투자를 불러오는 과신, 무모함, 부주의함은 또한 사기적인 책략에도 완벽한 조건을 제공해줍니다. 위험 관용성, 포모(FOMO,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미흡한 기업실사, 매수 과열은 금융 사기를 북돋는 토양을 제공해줍니다. 분위기가 들뜬 시기에, 사람들은 “저렇게까지 좋다니 의심스럽다”는 말보다 “어떻게 하면 나도 같이 탑승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장 자체가 사기를 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돈이 넘쳐나다 보니 사기꾼들이 꼬이는 경향이 생깁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기업실사가 잘 이행되지 않고 느슨한 변화를 더 손쉽게 택할 수 있게 된 시기에 사기꾼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해지게 마련입니다. 대체로 끊임없는 경제성장, 시장 상승, 위험 감수에서 오는 수익을 누려온 지난 16년간 사기행위가 넘쳐났다는 사실이 향후 수년간 밝혀지더라도 놀랄 일이 아닐 것입니다.

요즘, 저는 앞서 언급한 문제들이 ‘구조적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즉 이런 문제들이 전반적인 구조와 상관없는 특이한 개별 사건들이 아니라, “구조 전반에 관련된,” 혹은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들입니다.

구조적인 것의 예를 들자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등장했던 거래상대방 위험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들이 서로 간에 헤징 거래를 시작했던 탓에 한 은행의 약점이 나머지 은행들을 약화시켜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구조에 내재되어) 있다”라는 말이 구조적인 특성을 가진 어떤 것을 설명하기에 좋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현재의 문제들을 볼 때, 대출 구조에 잘못된 점이 있다거나, 그 문제들로 인해 다른 채무불이행이 야기되어 구조 전체가 붕괴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이 문제들이 구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는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배관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과 대주들이 호경기에 잘못을 저지르는 경향이 높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도 부주의한 대출 및 기업 사기가 종종 무더기로 발생합니다. 투자자들과 대주들은 위험 회피 성향을 가지고 이에 따라 엄격함과 조심성을 발휘해야 하지만, 때로는 이런 일들을 해내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는 금융구조의 배관이 아닌,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행동적 현상에 속하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는 ‘구조적인’ 것이 아니라 ‘규칙적인’ 것입니다.


딱 들어맞는 사례: 퍼스트브랜즈

지난 9월,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즈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뉴스에 올랐습니다. 단발성 사례일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성숙하지 않은 사모신용 시장에서 차주가 연루된 최초의 굵직한 파산 사건으로서 상당한 이목을 끌었습니다.

퍼스트브랜즈의 문제는 주로 매출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린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업종에서, 제조업체 및 도매업체들이 소매 고객들에게 외상으로 물건을 납품하고, 자본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그 결과 발생된 매출채권을 금융기관들에게 판매하면서 금융기관들이 자기 몫의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할인을 적용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팩토링(factoring)’이라 부르며, 제가 업계에 몸담고 있는 내내 이는 여러 업종에서 매우 정상적인 관행이었습니다.

하지만, 퍼스트브랜즈의 경우에는 이 관행 중 한 가지 부분이 달랐습니다. 소매업체들이 매출채권을 매입한 금융기관들에게 직접 지불을 하지 않고, 일부는 퍼스트브랜즈에 지불되어 금융기관들에게 전달되었던 것입니다. 이로 인해 퍼스트브랜즈가 매출채권을 1회 이상 판매할 수 있었고, 어쩌면 지불된 금액 일부를 팩토링 회사들에게 전달하지 않은 채 보유할 수 있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지난 여름 우리가 수행한 분석 결과, 이 회사는 이러한 팩토링 거래 외에 다른 형태의 부외금융도 적극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면, 퍼스트브랜즈는 관련된 특수 목적 차량 제조업체들에게 재고품을 판매했고, 이후 이 업체들은 구매한 재고를 대출 받기 위한 대출 기준 자산으로 사용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재고는 퍼스트브랜즈에 재판매 되어야 했기 때문에, 이는 일시적인 유동성 공급원으로서 기능하기도 한 반면, 수십억 달러까지 액수가 불어난 다단계의 복잡한 채무를 퍼스트브랜즈에게 안겼습니다.

그 부외금융의 규모가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가 파산신청 자료를 통해 알게 된 바에 따르면 퍼스트브랜즈의 채무 총액은 116억 달러(대출금 93억 달러 포함)였으며 이는 7월에 실시된 파이낸싱 프로세스에서 발표되었던 59억 달러 수준의 부채와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이러한 팩토링 및 금융 거래의 복잡함과 불투명함이 한 채권자 측 변호인으로 하여금 23억 달러가 “그냥 사라져버렸다”는 말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엔론 코퍼레이션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껏 목격된 수많은 기업사기에는 복잡한 기업구조와 광범위한 부외금융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 퍼스트브랜즈의 파산신청이 있기 이전에도, 오크트리의 리서치 결과 아래와 같은 주의 요망 사항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ㅇ 운영 경력이 6년에 불과한데도 이미 50억 달러에 달하는 연매출 기록
ㅇ 미디어에 언급된 기록이나 온라인 프로필이 거의 전무한 개인에 의한 경영지배
ㅇ 부당 경영 의혹 등의 심각한 소송 이력
ㅇ 업종 평균을 초과하는 영업이익률 보고
ㅇ 다수의 M&A 거래를 통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기업체들
ㅇ 기타 기업지배상의 취약점들


위와 같은 기업이 어떻게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지 의아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사모신용은 종종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기업들과 관련됩니다. 따라서 최초의 투자 결정은 대개 은행가들 및 감사인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크게 의존해서 이루어집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보 제공처에 의지하는 것 외에 별 도리가 없고, 대개는 이렇게만 해도 안전할 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초기 투자 약정 이후 투자 증액을 고려하는 단계에 이르고 나서야 ‘데이터룸’에 접근하고 광범위한 리서치에 착수하게 됩니다.

둘째, 사실이 드러난 후?특히 파산신청이 이루어진 후?에는 진실이 분명해지는 경우가 많지만, 그 이전에는 그 윤곽이 더 미묘하고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사실상, 이들은 인수기관, 감사기관, 투자자들의 검열을 통과한 기업들입니다. 만약 기업에 관련된 부정적인 요인들이 완전히 명백했더라면, 애초에 자금을 확보할 수조차 없었거나, 아니면 채권자가 눈치를 챌 무렵에는 채권이 파산 가격에 거래되어 기업분석의 덕을 보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가 되곤 합니다.

투자 리서치에 있어서는 그 결론이 대개 확연하게 분명하지 않고 추론과 가능성에 의지해서 이루어지곤 합니다. ‘깨달음의 순간’에 이르러 한 가지 결정적인 발견을 해내는 문제가 아니라, 개개의 정보 조각들을 ‘모자이크’로 짜맞추어 법률용어로 ‘증거의 우월성’이라고 하는 것을 근거로 한 결론으로 기울어지게 됩니다.

퍼스트브랜즈의 경우, 약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던 우리는 지난 초여름에 더 심도 있는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위에 열거한 주의 요망 사항들이 결정적이지는 않았고, 특히 파산신청을 통해서야 분명해진 전체 윤곽이 완전히 파악된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관찰결과들이 기업의 약점들을 암시하고 문제점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크트리 사업의 폭과 규모가 크다 보니 다양한 전략을 통하여 퍼스트브랜즈와 여러 접점을 가질 수 있었고, 이는 필요한 모자이크를 맞추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신용 리서치를 철저히 하는 데는 검토 중인 투자의 규모가 5천만 달러이든 5억 달러이든 같은 수고가 들어갑니다. 투자규모가 더 큰 투자자라면 더 방대한 보유자산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여 심도 있는 리서치에 드는 비용을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투자에 있어서 규모란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는 장점에 속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분석이란 이런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며, 이번 경우 그와 같이 분석이 이뤄진 것을 기쁘게 전해드리는 바입니다. 물론, 우리 회사와 퍼스트브랜즈 사이의 경험에 관하여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우리 회사가 올바른 결론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이번 경우에서와 같이 훌륭하게 일을 해내는 것은 아니고, 47년간 하위투자등급 채권투자를 해오는 동안 많은 채무불이행과 심지어 몇 건의 사기도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이윤을 얻기 위해 신용 위험의 존재를 알면서도 감수해야 하는 업종에 종사하다 보면 이런 일은 업무의 불가피한 일부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고와는 별개로 퍼스트브랜즈의 사례는 귀중한 학습기회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핵심적인 교훈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ㅇ 채무불이행이란 하위투자등급 투자에 있어서는 당연한 업무의 일환입니다.
ㅇ 그렇지만, 호경기에 상승 여건들이 조성되면 대체로 대출기준을 낮추어 채무불이행이 늘고 때로 사기행위까지 발생하게 됩니다.
ㅇ 돈이 일하게 하고 싶은 욕구와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 사이에서 항상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ㅇ 뛰어난 신용 분석이란 2차적 사고?남들과는 다르게, 더 나은 생각을 하는 능력?의 문제로서 정보와 추론의 모자이크를 바탕으로 합니다.
ㅇ 신용상의 문제점을 찾아내는 데 있어서는 남보다 일찍 움직이는 데서 큰 보상이 따라옵니다. 다른 모든 이들과 같은 시점에 부정적인 결론을 내린다면, 여러분의 보유고에서 얻게 될 가격이란 그 부정적인 요인들을 완전히 반영하는 수준까지 내려가서 책정되기 쉽고?이것이 바로 시장 효율성의 원칙입니다.
ㅇ 사모신용이 최근 대유행을 하기는 했지만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한 경우라면, 신용에 대해 의구심이 들 때 더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공채를 보유하는 편이 좋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지난 16년간 대체로 좋은 시절을 보내왔습니다. 이제 다가오는 시절에는 그 호경기에 우리가 저질렀던 잘못들이 백일하에 드러날 테니, 이전보다도 더 ‘흥미로운’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전술한 사기행위들로부터 대주 및 투자자들이 아마도 깨달음을 얻어 경계태세를 갖추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수개월, 어쩌면 수년간 본인들의 투자결정에 있어 다시 높아진 수준의 신중함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긍정적인 방향일 것입니다.

2025년 11월 6일

(출처=오크트리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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