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가 학교폭력 기록이 있는 수험생을 합격 처리한 것과 관련해 "학교 측의 명백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편장완 한예종 총장은 2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지고 입시에 반영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대부분 대학이 입학전형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심사기준을 마련해 입시에 적용하고 있지만 국립대인 본교가 이를 간과했다"며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사회적 통념과 가치를 따르지 못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편 총장은 다음 달 4일 입학정책위원회를 통해 해당 학생의 입학 허가 여부를 엄정히 심의하고 엄격한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예종은 올해 입시 전형에서 학교폭력 기록이 있는 수험생을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해당 수험생은 고교 재학 당시 여학생에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가 합의했으며, 이 일로 학폭 4호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회봉사'에 해당하는 공식 징계로 생활기록부에도 적힌다.
교육부는 2023년 학폭 근절을 위한 대책으로 2026학년도 입시부터 모든 대학이 학폭 기록을 입시에 반영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한예종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립대학이라 교육부의 지침을 적용하지 않았다.
일부 대학들은 지난 2025학년도 입시에서부터 자율적으로 학폭 이력을 대입 전형 평가에 반영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2025학년도 대입 전형 내 학교폭력 조치사항 반영 현황'에 따르면 국내 4년제 대학 193곳 중 자료를 제출한 134개 대학 가운데 절반가량인 61곳이 학교폭력 가해 기록을 대입 전형 평가에 반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학폭 가해 이력이 있는 지원자 총 397명 중 75%인 298명이 불합격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권 주요 대학의 경우, 서울대가 정시에서 2명, 연세대와 성균관대는 수시에서 각각 3명과 6명이 학폭 이력으로 감정을 받아 불합격 처리됐다. 이밖에 한양대(12명), 서울시립대(10명), 경희대(6명), 건국대(6명), 동국대(9명) 등에서도 불합격자가 나왔다.
지난해에는 학폭 반영이 대학 자율이었지만, 2026학년도 입시부터는 대입 학폭 감점제가 모든 대학과 모든 전형에서 의무화돼 이로 인한 불합격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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