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유산세는 상속 가족 전체가 연대책임을 지는 합산 부과 방식으로 ‘받은 만큼 부담한다’는 조세 기본 원칙에 어긋난다. 누진세율로 과세하는 만큼 정부로선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어 전형적인 징세 편의주의라는 비판도 많다. 이에 비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이 실제로 물려받은 유산만큼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대다수 선진국이 채택하고 있다. 그동안의 자산가치 상승을 감안하면 상속세 공제 한도가 1997년 이후 28년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것은 말이 안 된다. 대통령이 직접 “(상속세 낼) 돈이 없다고 집을 팔아야 하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며 공제 한도를 10억원에서 18억원으로 높이자고 한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정부·여당은 상속세 개편을 보류한 직접적인 이유로 세수 감소를 들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유산취득세를 도입하면 2조~3조원가량, 상속세 공제 한도를 늘리면 추가로 1조2000억원의 세수가 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사회구조 변화를 감안할 때 더는 미룰 수 없는 세제 개편이라면 이 정도의 세수 차질은 핑계가 될 수 없다. 연간 400조원에 육박하는 세수를 감안하면 새로운 세원 발굴이든, 지출 구조조정이든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 상속세는 세금이라기보다는 징벌에 가깝게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제라도 시대 변화를 반영해 합리적 방향으로 상속세제를 개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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