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3년엔 미국 연방 정부가 식료품과 연료, 원자재 가격 그리고 주택 임대료를 통제했다. 참전 군인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제공할 목적으로 미국 전역의 주택 임대료를 동결했다. 전쟁이 끝난 뒤 연방 정부는 가격 통제를 해제했지만, 뉴욕시는 임대료가 계속 오르자 시 차원에서 임대료 인상률의 상한을 정했다.
1969년엔 임대료 안정화법을 제정해 임대인 대표와 세입자 대표, 공공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임대료 인상률을 결정하도록 했다. 1990년대 이후 규제를 완화한 시기도 있었지만, 2019년부터는 임대료 인상률을 1.5~2.5%로 제한하는 강력한 규제를 시행 중이다.
집주인이 집을 제대로 관리하지도 않는다. 임대료를 많이 받지도 못하는데 노후한 집을 유지하고 보수하는 데 돈을 들이면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택 품질이 저하하고 도시가 슬럼화한다.
기존 세입자들은 저렴한 임대료를 내며 살 수 있지만, 새로 집을 얻어야 하는 사람은 집을 구할 수조차 없게 된다. 또 임대료를 적게 내는 대신 점점 노후하고 유지, 보수도 안 되는 낡은 집에 살아야 한다.
뉴욕의 임대료 규제가 그런 결과를 초래했다. 집주인들이 수익성이 낮아진 낡은 주택을 방치해 한때 뉴욕에선 빈집이 노숙인 수의 네 배에 달했다. 세를 줘 봐야 얼마 받지도 못하는데 보험금이나 타자며 자기 집에 불을 지르는 집주인도 있었다.
그러자 베를린의 임대주택 공급이 40% 줄었다. 베를린에서 집을 못 구한 저소득층은 옆 동네 포츠담으로 이사 갔다. 그 바람에 포츠담의 임대료가 급등했다. 애초 베를린의 비싼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포츠담에 살던 저소득층의 부담이 더 늘었다.
스웨덴도 임대료 규제의 대표적 실패 사례다. 스웨덴에서는 임대주택 입주자를 신청한 순서대로 정한다. 가격 규제로 시장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니 선착순 방식으로 집을 배급하는 것이다. 작년 스톡홀름에서 임대주택에 입주한 사람들의 평균 대기 기간은 8.8년이었다. 현재 밀려 있는 인원만 89만 명이다. 정부가 임대주택을 더 지으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공공 임대주택 건설은 집값을 밀어 올릴 수 있다. 임대주택이 늘어난 만큼 매매할 수 있는 주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아사르 린드베크는 일찍이 “임대료 통제는 폭격 다음으로 도시를 파괴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맘다니는 다를 수 있을까. 임대료 규제의 오랜 역사는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유승호 경제교육연구소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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