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일러는 지난 1년간 거의 매주 ‘오렌지색 점’이 찍힌 차트를 올리며 다음날 비트코인 추가 매입 소식을 알려 왔다. 코인데스크는 “녹색 점이 비트코인 매입 대신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스트래티지는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세일러는 그동안 주식을 고가에 발행해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땐 회사 주가도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이런 전략은 유효했다. 회사의 시가총액이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보다 훨씬 높았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흔들리면서 스트래티지 주가는 7월 고점 대비 약 60% 폭락했다.
JP모간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스트래티지가 MSCI 미국, 나스닥100 등 핵심 벤치마크지수에서 제외될 위험이 있다”며 “주요 지수에서 빠지면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이탈로 인한 유동성 감소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래티지는 현재 약 65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의 70%에 달한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5시 현재 24시간 전보다 5% 이상 급락한 8만65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오후 1시께는 8만6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암호화폐 업체 팔콘X의 트레이딩 책임자 션 맥널티는 “비트코인 ETF로의 자금 유입이 미미하고, 저가 매수도 사라졌다”며 “12월에도 암호화폐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더질라는 지난주 보유한 이더리움을 담보로 8000만달러를 대출받았다. 회사는 이 자금을 총 2억5000만달러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보탤 계획이다.
골프카트 제조업체 볼콘도 7월 사명을 엠퍼리디지털로 바꾸고 주가가 폭등했지만 최근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 회사는 자사주 매입을 위해 8500만달러의 차입을 진행했다.
일본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메타플래닛 주가는 6월 고점 대비 80% 폭락했는데, 회사는 비트코인을 담보로 1억3000만달러의 대출을 확보해 자사주 매입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반도체 기업 시퀀스는 지난달 1억달러어치 비트코인을 처분해 부채를 상환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사주 매입과 코인 매도 움직임이 ‘암호화폐 금고 모델’의 수명이 다했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엘리엇 천 아키텍트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기업들의 사업 모델은 보유 암호화폐 가치 상승 속도보다 기업의 시장 가치가 더 빨리 오를 것이란 전제 위에 세워졌다”며 “암호화폐를 사는 데 써야 할 자금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는 것은 크립토 트레저리 개념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덤 모건 매카시 카이고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앞다퉈 코인 매도에 나서면서 상황은 더 나 빠질 것”이라며 “기업들의 코인 매도가 코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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