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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예산안 법정시한 또 넘기나

입력 2025-12-01 17:54   수정 2025-12-08 15:55


여야가 내년 예산 방향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해 올해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등 이재명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와 관련한 각종 쟁점 예산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다. 정치권의 극한 정쟁이 일상화한 탓에 5년 연속 예산안 ‘지각 처리’가 현실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가 예산안 심사 기한을 지키지 못함에 따라 728조원 규모의 정부 원안이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예산안 합의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 기한이 이날 끝난 데 따른 것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양당 원내지도부가 이날 늦게까지 회동했으나 평행선을 이어갔다. 다만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한다면 이르면 4일 본회의를 열어 합의한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동안 여야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쟁점 사업 예산을 놓고 대립해 왔다. 국민의힘은 지역화폐 국비지원액, 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에 투자하는 국민성장펀드 정비지원액 등에서 감액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무분별한 삭감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재명표 예산' 두고 줄다리기…막판 타결 가능성도
여야 원내대표 연쇄 회동…지역화폐 등 쟁점 집중 논의
여야는 지난달 시작된 예산 논의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합의 처리가 우선”이라면서도 상황이 여의찮으면 단독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정부의 집권 2년차 국정 동력을 얻기 위해선 신속한 예산안 확정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번에도 여야 합의 없이 예산안이 처리된다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일방 처리 전례를 남길 전망이다. 매년 예산안을 지각·일방 처리하는 관행이 고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줄다리기 이어간 여야
양당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1일 오전과 오후 연이어 회동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는 오전 회동에서 자리를 떴다가 한참 뒤 복귀하는 등 기싸움을 이어갔다. 양측은 휴일인 전날에도 예산안 협상을 위해 만났지만 민주당은 원안 고수 입장을 유지했고, 국민의힘은 일부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야 모두 법정 시한 내 처리하겠다는 의지는 내비쳤지만 서로 한발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늑장 처리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평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 첫 예산이 신속히 통과돼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법정 시한 내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야당과 초당적으로 협력할 준비도 돼 있다”고 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필요한 것은 최종 결단과 책임”이라며 “국민의힘은 발목 잡기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 역시 중동·아프리카 순방 귀국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가속화하고 내년 대한민국 대도약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예산 즉시 통과가 특히 중요하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쟁점 예산과 예산 부수 법안 통과에 대해 반박을 이어갔다. 김도읍 정책위원회 의장은 최고위원회의 첫머리발언에서 “민주당은 지역사랑상품권 할인 예산 1조1500억원 등 각종 포퓰리즘적 예산을 과감히 줄이라”고 촉구했다.

또 민주당이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를 1%포인트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고환율·고물가·고금리 3중고로 숨이 막히는 상황”이라며 비판을 이어갔다. 지난해 민주당이 야당일 때 전액 삭감한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를 부활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야당은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예산 일방 처리 되풀이되나
정치권에서는 여야의 극한 정쟁이 일상화하면서 대화와 협치를 통한 예산안 합의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2012년 도입된 국회선진화법은 매년 11월 30일까지 예산안과 부수법안 등을 심의하지 못하면 12월 1일 정부 원안이 자동으로 부의되도록 했다. 그러나 이 법을 도입한 이후 국회가 13년 동안 법정 시한을 지킨 것은 두 해밖에 없었다.

특히 민주당은 지난해 일방 삭감한 감액안을 밀어붙여 사상 초유의 야당 단독 예산안을 처리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합의에 실패해 민주당 단독으로 정부 첫 예산안을 처리할 경우 두 해 연속 일방 처리가 된다. 내년 예산은 728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비공개 논의 등을 통해 각종 예산에서 내줄 것은 내주고 받아줄 것은 받아줘야 하는데 정치가 극단화하면서 협의가 실종됐다”며 “예산안 늑장 처리가 관행이 돼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정상원/최형창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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