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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아파트 화재 우려…'이것'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입력 2025-12-08 06:30   수정 2025-12-09 17:08


최근 홍콩 북부 타이포 소재 32층 규모 초고층 아파트 ‘웡 푹 코트’ 7개 동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엄청난 인명피해가 났습니다. 최소 15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내에서도 이러한 화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결코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당장 주목받은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홍콩과 중국 광둥성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대나무 비계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과 대피 시스템입니다. 32층 규모의 아파트임에도 화재 시 대피 공간, 경보 장치 등에서 충분한 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의 주거 환경이 안전한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스프링클러 등 화재 안전장치 설치가 법적으로 의무화되지 않았기에 국내에서도 아파트 화재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1992년에는 16층 이상 아파트에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였고, 2004년에 들어서야 11층 이상, 2018년이 돼서야 6층 이상 아파트로 확대됐습니다. 이 때문에 오래된 아파트에는 안전장치가 부족해 화재가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최근 추진되는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보입니다. 이들 재건축 단지들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70층 이상 초고층 건축을 추진 중이며, 지자체 역시 최근 급격히 상승한 공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용적률·고도 규제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실제 화재 발생 시 소방 장비가 이러한 초고층에 대응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국내 소방 굴절사다리차는 최대 70m, 즉 약 23층까지만 인명 구조가 가능하고, 물을 분사할 수 있는 높이는 90m에 불과합니다. 특별 고층 진입이 가능한 차량도 서울시에 5대뿐이며, 전국적으로 68m 이상 고가사다리차는 단 5대밖에 없습니다. 예산과 장비 보급 문제로 단기간 내 개선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 이상인 초고층 건축물이라면 피난층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공사비 부담을 줄이고자 많은 주거용 아파트와 주상복합이 49층으로 설계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대형 화재 시 대피 공간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초고층 아파트 거주자는 화재 발생 시 스스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문제는 최근 화재 사례들을 보면 초기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 대피 전에 연기 흡입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또한 화재 시 승강기는 사용할 수 없고, 비상계단은 연기가 빠르게 유입되는 통로가 되기 때문에 대피가 더욱 어려워집니다.

그렇다면 개인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지하철역에는 화재용 방독면이 설치됐습니다. 현재는 성인용뿐 아니라 어린이용 방독면도 일반인이 온라인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역에 배치된 수준의 화생방용 방독면은 연기 속에서 약 20분 이상 버틸 수 있어 실질적인 대피 시간을 확보해 줍니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입주 시 입주민에게 방독면을 선물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결국 어떤 건축물에서 어떠한 형태의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방독면과 손전등만 갖추고 있다면 비상계단을 통해 스스로 탈출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집니다. 따라서 이러한 안전 장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가정에서도 가족 수만큼 구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일본의 아파트나 맨션에서는 발코니 확장이나 발코니에 짐을 두는 행위가 금지돼 있습니다. 지진 등 재난이 잦은 환경이기에 발코니는 가벽을 부숴 옆집으로 이동하는 대피 공간으로만 사용하도록 규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발코니 확장이 일반화되면서 대피 공간이 줄어든 만큼, 구조적 대피 공간 마련이 어려운 현실에서는 방독면처럼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안전 장비가 더욱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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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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