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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당초 24개월 계약인데 14개월로 공시"…펩트론, 공시 번복 논란 [분석+]

입력 2025-12-02 11:58   수정 2025-12-02 14:42



펩트론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체결한 물질이전계약(MTA)의 실제 계약기간이 24개월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시에서는 14개월만 공개한 사실이 확인됐다. 회사는 “기술평가 종료 예상 시점”을 명확히 제시하며 투자자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후 “지연 가능성”을 공지할 때에도 24개월의 존재는 숨겼다. 시장에서는 주가 급등 국면에서 핵심 정보를 제한적으로 공개해 투자자에게 왜곡된 신호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개월’만 공개해 주가 띄우고 자금조달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펩트론의 주가는 일라이릴리와 기술이전 계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해 7월 19만원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그해 10월 일라이릴리와의 MTA 공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지난주에는 39만원대를 횡보하며 1년 만에 100%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다.

앞서 펩트론은 지난해 10월 7일 일라이릴리와 MTA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해당 공시에서 계약기간을 “2024년 10월 7일부터 평가 종료 시까지(약 14개월)”로 명시, 평가 종료 시점을 2025년 12월 6일로 안내했다.

펩트론은 이 기간 동안 스마트데포(SmartDepot) 플랫폼 기술을 일라이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에 적용하는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상업 라이선스 계약을 논의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연구개발 목적과 후속 계약 협의를 위한 범위에서 비독점적이고 로열티가 없는 제한적 라이선스를 부여받았으며, 이 권리는 전 세계 대상의 서브라이선스 권한을 포함한다. 펩트론은 이번 MTA를 통해 기술 적용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기술이전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본부의 공시 규정에 따르면 MTA는 공시 사항이 아니다. 다만 펩트론은 전년 매출 33억원의 10%인 약 3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가 유입되면서 “매출 발생에 따른 공시가 가능하다”는 예외 조항을 적용했다.

펩트론은 이 같은 MTA 기대감을 배경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을 단행했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주주배정 일반공모 방식으로 1386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지난 8월에는 241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두 건의 조달 금액은 총 1600억원 수준이며, 모두 일라이릴리와의 MTA 체결 테마로 인한 주가 급등기에 진행됐다.

그러나 회사는 이후 11월 28일 금요일 장 마감 직후인 오후 3시 31분 홈페이지를 통해 “평가 종료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공지하며 기존 발표를 사실상 번복했다. 이때에도 계약기간 24개월이라는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고, “평가 종료 지연은 공시 사항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지난 1일 한경 바이오인사이트가 관련 취재를 시작한 이후 코스닥 공시담당팀은 뒤늦게 상황을 파악, 펩트론에 정정공시를 요청했다. 당초 실제 계약서에는 최장 평가기간이 24개월로 명시돼 있었으며, 14개월 기한은 부속 문서에서 별도로 설정된 연구개발 일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펩트론은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14개월만을 제시, 지난 11월 28일 공식 홈페이지에 평가 지연 가능성을 언급할 때에도 24개월 규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거래소의 정정공시 전까지 계약서상 핵심 정보를 누락해 제한적으로 투자자들에게 공개한 셈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평가기간과 관련해 계약서상 정보가 일부 누락된 것으로 확인돼 정정을 요청했다”며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MTA 발표→주가 상승→결과 부재’ 반복
펩트론의 MTA 관련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과거에도 MTA 발표 직후 주가를 끌어올린 뒤 성과 없이 흐름을 종료한 사례가 반복됐다. 시장에서는 “MTA 발표→기대감 조성→주가 상승→결과 부재”의 사이클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2020년에도 글로벌 제약사와 지속형 펩타이드 신약 MTA를 체결했다고 발표했으나, 해당 파트너사의 전략 변경으로 실제 기술이전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당시에도 기술이전 가능성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증권가에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하지만 후속 계약 소식은 나오지 않았고 주가는 기대감 소멸과 함께 조정을 받았다.

2023~2024년에도 유사한 흐름이 반복됐다. 2023년 7000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MTA 관련 홈페이지 공지를 진행하고 지난해 초 600% 이상 급등했으나, 기술이전 성과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급락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MTA 체결 공시가 나오면서 주가는 또다시 급등했다.

펩트론에 한경 바이오인사이트는 24개월 계약기간 공시 누락과 반복적인 MTA 테마 활용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질의했으나, 회사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5년 12월 2일 11시58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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