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는 1주일 가운데 하루만 빼고 모든 경기가 생중계됩니다. 경기장과 중계방송 곳곳에서 신한은행의 이름과 상품, 서비스가 노출되면서 얻은 브랜드 가치 제고 효과만 작년 기준으로 3500억원에 달합니다.”
이봉재 신한은행 고객솔루션그룹장(부행장·사진)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프로야구(KBO) 리그를 장기 후원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신한은행은 얼마 전 KBO와 후원 기간을 2037년까지 연장하는 계약을 맺었다. 2018년 처음 KBO를 후원한 이 은행은 이번 계약으로 20년간 한국 프로야구와 함께 한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긴 후원 기간이다.
이 부행장은 “올해 관중이 1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면서 프로야구의 흥행이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봤다”며 “그동안 후원 효과를 떠올리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장기계약을 맺자고 KBO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거래 중심으로 은행 영업환경이 바뀐 것도 KBO와 20년간 동행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 부행장은 “모바일 거래가 일반화되면서 사람들이 은행 영업점을 직접 찾아오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금융소비자와 접점을 넓혀야 ‘믿고 맡길 수 있는 은행’이란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1위 프로스포츠인 야구가 최적의 브랜드 홍보수단이라고 보고, 2018년 최고 수준의 금액을 제시해 KBO와 처음 관계를 맺었다”고 했다.
기대처럼 프로야구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졌지만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관중 입장이 제한됐던 2020~2021년이 대표적이다. 신한은행 내부에서도 KBO 후원을 이어갈지를 두고 고민이 깊었던 시기다. 그럼에도 경영진은 ‘어려울 때일수록 함께해야 진정한 후원’이란 입장을 굳건히 유지했다. 2021년 말 KBO와 후원계약을 2년 더 연장한 이유다.
이 부행장은 “리그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시기에도 후원 금액을 줄이지 않고 KBO와 관계를 이어갔다”며 “최근 KBO 후원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적지 않았음에도 신한은행이 장기계약을 맺는 데 성공한 것은 이때 쌓은 신뢰가 컸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KBO를 장기 후원하면서 프로야구와 연계된 새로운 마케팅을 선보일 예정이다. 당장 내년에는 한 달간 승률이 가장 높은 구단을 맞추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단기적금인 ‘적금 X 야구왕’을 프로야구 정규리그 기간에 계속 판매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앱인 신한쏠(SOL)뱅크에 구축한 플랫폼 ‘쏠야구’에서도 야구 팬들이 즐길만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본인이 지정한 선수들이 실제 경기에서 거둔 성적으로 산정한 점수가 가장 높은 고객에게 프로야구 관람권 등의 경품을 제공하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이다.
이 부행장은 “2028년부터는 각 구단의 지식재산권(IP)을 사용할 수 있다”며 “키링이나 이모티콘 같은 기념품뿐 아니라 금융 상품과 서비스 등도 10개 구단 각각에 특화된 형태로 구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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