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국세청에 따르면 10월 전국 신용카드 결제액은 108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7000억원(4.1%) 줄었다. 국세청이 신용카드 결제액 발표를 시작한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신용카드 결제액은 8월 107조5000억원에서 9월 113조6000억원 등으로 오름세를 보이다가 10월 감소했다.
정부 안팎에선 신용카드 결제액이 줄어든 게 고환율 등으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엔 11월이 기한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이 몰리면서 씀씀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10월 추석 연휴 해외여행의 여파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환율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 해외에서 이용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합계 결제액은 59억2900만달러(약 8조7000억원)로, 지난해 3분기 기록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57억800만달러)보다 3.9% 늘었다.
고환율로 생활물가가 치솟자 소비가 서서히 영향을 받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사람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다. 1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가 뛰는 만큼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스티커 쇼크’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부도 고환율에 따른 저소득층 부담 대책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오르면 같은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양이 줄기 때문에 실질 소비가 먼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인구가 줄어드는 데 따른 영향 등을 고려하면 국내 소비는 감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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