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일 “종교재단이 조직적, 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가 있다”며 해당 종교 해산 명령이 가능한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특정 종교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국민의힘 당내 정치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에 연루된 인사를 겨냥해 “나치 전범을 처리하듯 끝까지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하루 앞두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신도 수천 명이 집단으로 입당한 통일교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건희 특검은 통일교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조직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신도를 대거 입당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통일교가 ‘정교일치’를 실현하려 했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일본 사례는 지난 3월 현지 법원의 통일교 해산 명령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살해범이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범행 동기를 밝히자 조사 끝에 2023년 10월 법원에 통일교 해산 명령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특정 종교를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행위에는 책임이 따르는 사회가 건강하고 공정한 사회일 것”이라며 “이는 국가운영의 상식이자 기본”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고문을 해서 누군가를 죽인다든지, 사건을 조작해서 멀쩡한 사람을 감옥에 보낸다든지,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나라를 뒤집어 놓는다든지, 국민이 맡긴 국가권력으로 개인 인권을 침해하는 것에 대해선 나치 전범 처리하듯 영원히 살아있는 한 형사 처벌해야 한다”며 “상속 재산이 있는 범위 내에선 상속인까지도 끝까지 책임지게 해야 근본적 대책이 되지 않겠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공무원 등을 상대로 입법 로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통제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로비 활동 규제가 있지만 우리는 그런 제도가 없다”며 “공무원에게 로비를 하면 이를 신고하도록 하고, 신고를 안 하면 처벌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정 장관은 “등록한 로비스트만 활동하도록 하고, 그 활동을 규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입법을 준비해 보겠다”고 했다. 미국 등처럼 로비스트 등록제 및 로비 활동 신고 의무화 등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 장관에게 “요즘 저 대신 맞느라고 고생하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원래 백조가 우아한 태도를 취하는 근저에는 수면 아래 엄청난 발의 작동이 있다”며 “발 역할을 잘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장동 재판 항소 포기로 정 장관에게 야권의 집중포화가 쏟아진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3일 ‘빛의 혁명 1주년, 대통령 대국민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에 참석할 계획이다. 현직 대통령이 시민단체가 여는 집회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형규/한재영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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