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국민의힘 의원들이 잇따라 개별 사과 메시지를 내고 있다. 초재선 의원들 30여 명이 집단 사과문 발표를 준비하는 가운데, 개별 의원들의 메시지가 먼저 나왔다.
3선 중진인 송석준 의원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12·3 비상계엄에 대해 국민께 충심으로 사과드린다"며 "12·3 비상계엄은 헌법이 정한 계엄요건에 부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국가적 혼란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당시 여당의 한 구성원으로서 전에 비상계엄을 알지 못했고, 예방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심히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아무리 입법 독재가 횡행했다고 하더라도 최후의 국가비상사태에나 발동해야 할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입법 폭거의 문제점을 소상히 알리고 국민들의 성원과 지지를 진심 어린 마음으로 호소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다수의 초선 의원들은 앞다퉈 사과 메시지를 발표했다. 김대식 의원은 12·3 계엄에 대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깊은 상처를 입었던 순간"이라며 "저는 국민의힘 국회의원으로서 이 일에 대해 어떤 변명도, 어떤 단어도 그 책임을 가릴 수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신 마음의 상처와 민주주의가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겪으셨던 두려움과 분노를 생각하면 고개를 들기 어렵다"며 "오늘 저는 국민 앞에 진심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성국 의원은 "국민 여러분께 큰 불안과 상처를 드린 점,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직접 참여했던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윤어게인', '부정선거론' 등 국민을 다시 분열시키는 프레임과는 확실히 결별해야 한다"며 "진정한 반성과 쇄신, 과거와의 절연, 그리고 미래 비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용태 의원도 "보수는 국가공동체에서 급진적·극단적 문제 해결을 배격한다"며 "1년 전 계엄은 보수의 이러한 가치와 태도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가장 극단적인 행위였다. 다시 한번 국민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계엄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적대적 대립 구도 속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무모한 선택에 의해 선포되었고, 보수정당은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며 "진영 대립을 강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국익과 민생을 바라보며 선동과 극단주의를 제어하는 기조를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군사 전문기자 출신의 유용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군 장병들과 국민께 참회의 마음으로 사죄드린다"며 "지난해 민주당의 입법 폭주와 줄 탄핵이 계엄이라는 극단적이고 불법적인 사태를 초래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 하더라도, 군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킨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저 역시 이 잘못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말없이 맡은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장병 여러분과 국민께 참회의 마음을 담아 다시 한번 머리를 숙인다"고 했다.
한지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을 국민의힘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선포했다"며 "대단히 죄송하다. 어떠한 수식어와 변명 없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썼다.
한편 개별 메시지와는 별개로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30여 명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과 비상계엄 사과의 뜻을 담은 발표문을 준비하고 있다.
당내 재선 의원 공부 모임인 '대안과 책임'도 국회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태다. '대안과 책임'에는 권영진·박정하·배준영·서범수·엄태영·이성권·조은희·최형두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