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코스닥 기업에 최소 60% 투자…금융위, BDC 시행령 입법 예고

입력 2025-12-03 14:56   수정 2025-12-03 15:46

이 기사는 12월 03일 14: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벤처·혁신기업 자금 공급을 목표로 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의 세부적인 제도가 윤곽을 드러냈다. 정부는 비상장·코스닥 상장사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을 60% 이상의 의무화하고 유예기간을 넓히는 등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규제를 마련했다. 이와 동시에 공시·자산 평가를 한층 강화해 투자자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비상장·코스닥 기업에 최소 60% 투자
금융위는 BDC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 개정안의 입법 예고 및 규정 변경 예고를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BDC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벤처·혁신기업 등에 주로 투자하는 공모펀드다. 일반투자자는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증시에 상장된 BDC에 투자함으로써 비상장기업에 간접투자할 수 있다. 지난 9월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이 개정됐다. 내년 3월 시행을 앞두고 세부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BDC는 비상장 벤처·혁신기업, 이미 투자를 마친 벤처조합 등 구주, 코넥스·코스닥 상장사 등에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코스닥의 경우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 기업으로 투자 대상을 한정하고, 특정 분야 집중을 막기 위해 벤처조합과 코스닥 투자는 각각 30%까지만 최소비율 산정에 포함한다.

투자 방식은 크게 증권 매입과 금전 대여가 허용된다. 증권 매입은 투자주식과 전환사채(CB), 교환사채(EB),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한정해 모험자본 공급 취지를 강화했다. 금전 대여는 전체 투자금의 40% 이내로 제한하며, 대여의 타당성과 신용위험 변동을 평가할 수 있는 내부통제체계를 갖추도록 규정했다.

투자위험을 감안해 자산총액의 10% 이상을 국공채, 현금, 예·적금, CD, MMF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도록 한다. 주투자대상기업에 최소한 투자해야 하는 비율 60%와 안전자산 10%를 제외한 나머지 30% 자금은 현행 공모펀드 운용규제 하에서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투자가 한 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자산총액의 10%를 초과해 단일 기업에 동일한 방식으로 투자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 주된 투자 대상기업의 지분 총수의 50%를 초과해 투자할 수 없으며, 벤처조합 등에 대한 재간접 투자를 통해 운용규제를 회피하는 행위 등도 제한한다.

유동성이 낮은 비상장 자산에 투자하는 특성을 감안해 운용 규제 비율을 위반할 경우 주어지는 유예기간도 일반 공모펀드(3개월)보다 대폭 늘린 1년을 적용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최소 투자비율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 투자심의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추가로 1년 유예가 가능하다. 비상장 주식 가격 상승으로 안전자산 비율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에도 최대 2년까지도 규제를 미룰 수 있다.

평가·공시 강화…운용사 책임도 강화
일반 투자자가 비상장 기업에 간접 투자하는 만큼 보호장치도 대폭 강화했다. BDC는 5년 이상의 만기를 설정해야 하며, 최소 모집가액은 300억원이다.

운용사는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집금액이 600억원 이하면 5%의 초기 투자(시딩투자)를 해야한다. 600억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한 1%를 추가로 투자해야한다. 해당 지분은 최소 5년 또는 만기의 절반 중 더 긴 기간 동안 보유해야 한다.

평가·공시 기준도 일반 공모펀드보다 엄격하다. BDC는 분기마다 자산 공정가액을 평가해야 하며, 외부평가는 반기마다 실시한다. 또한 자산의 5%를 초과하는 투자 변동이나 주요 경영이슈가 발생할 경우 시장에 수시 공시해야 한다.

BDC 운용사 인가요건은 증권집합투자업 수준으로 맞추되, 벤처·신기술조합 운용 경험자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전문인력으로 인정한다. 이는 기존 벤처투자업계와 공모펀드 업계 간 인력 교류를 확대해 생태계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다.
정책·공모 펀드 투자 규제도 완화
BDC 외에도 공모펀드·사모펀드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안도 함께 담겼다. 국가가 후순위 출자한 정책성 사모재간접펀드는 일반 사모펀드 지분을 10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동일 SPC에 기관전용 사모펀드와 함께 투자하는 것도 허용한다. 평가가격 변동 등 불가피한 규제 위반 시에는 펀드 만기까지 유예를 적용한다.

공모펀드의 해외 채권 투자 규제도 손질한다. 현재 국내 국채에는 100%까지, OECD 국채에는 30%까지만 투자할 수 있지만, 향후 국제 신용등급이 한국보다 높은 국가가 발행한 채권에 최대 100%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금융위는 이번 시행령·규정 개정안에 대해 2026년 1월 13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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