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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5시간 협상에도 우크라 종전 '노딜'

입력 2025-12-03 17:32   수정 2025-12-04 01:24


미국과 러시아가 수정된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안을 놓고 5시간에 걸쳐 협상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끝났다. 영토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토 점령 성과를 강조하고 유럽에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협상이 단기간 내 타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과 없이 끝난 미·러 평화협상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은 2일(현지시간) 미국 대표단과 5시간가량 이어진 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 담당 보좌관은 “(협상은) 매우 건설적이고 유익했다”면서도 “위기 해결에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는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여했다.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키릴 드미트리예프 경제특사 등이 동석했다.

이번 협상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만나 평화안을 수정한 이후 열린 후속 협상이다. 당시 양측은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비판받은 28개 조항의 평화안을 우크라이나 의견을 반영해 19개 항으로 조정했다.

러시아와 미국은 이날 회의에서 미국이 제시한 종전안의 구체적인 문구보다 전체 틀을 갖고 논의했다. 양측은 회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이견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어떤 제안에는 부정적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토 문제, 우크라이나 군대 축소, 서방 군사 지원 금지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전체 양도를 요구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전후 우크라이나 안보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대표단은 벨기에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와의 회담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노선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을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핵심 쟁점 공회전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안 협상을 두고 우크라이나에 압박을 강화하며 전쟁 종식 기대가 커졌지만 결국 협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년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중재하려는 미국의 시도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고 짚었다. 협상에 진전이 있는 듯 보이지만 항상 러시아가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끝났다는 것이다.

WP는 익명의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는 계속 이런 수를 쓸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측이 수정하기 전 28개 조항으로 논의를 되돌리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각료 회의에서 종전 논의가 쉬운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날도 푸틴 대통령은 유럽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미·러 대표단 협상 전 그는 “유럽 열강이 우크라이나에서 평화를 이루려는 미국 행정부를 방해하고 있다”며 “유럽의 (종전안) 요구는 러시아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참석한 투자 포럼에서는 “유럽과 싸울 생각이 없지만, 유럽이 싸우고 싶어 한다면 우리는 지금 당장 준비돼 있다”며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영국 가디언은 “푸틴 대통령 발언은 유럽과 미국의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러시아는 전쟁 성과도 과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도시 포크로우스크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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