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직에 대한 인사 청탁을 받은 정황이 노출됐다. 문 의원이 대학 동문인 홍성범 전 KAMA 본부장을 회장에 추천하기 위해 같은 중앙대 후배인 김 비서관에게 부탁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일 내년도 예산안 등을 가결하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 의원은 오후 10시께 김 비서관에게 텔레그램으로 홍 전 본부장을 회장직에 추천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문 의원은 “남국아 (홍 본부장은) 우리 중대 후배고, 대통령 도지사 출마 때 대변인도 했고, 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도 해서 회장 하는 데 자격은 되는 것 같다”며 “아우가 추천 좀 해줘”라고 했다. 이어 “너도 알고 있는 홍성범”이라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 좀 해줘 봐”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비서관은 오후 10시 20분쯤 “넵 형님, 제가 훈식이형이랑 현지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며 “홍성범 본부장님!!”이라고 답장했다. 문 의원은 “잘 살펴줘^^”라고 답했다. 강남훈 KAMA 회장 임기가 이달 말로 끝나는 터라, 인사의 ‘키’를 쥐고 있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현지 부속실장에게 중앙대 출신 인물을 추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비서관이 강 실장과 김 실장에게 실제로 인사 부탁을 넣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1988년 설립된 KAMA는 현대자동차, 기아, 르노코리아,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 등 5개 완성차 업체가 조직해 운영하는 민간단체다. 1988년부터 2011년까진 완성차 업체 최고경영자(CEO)가 회장직을 맡았다. 그 이후엔 원활한 정책 조율을 위해 산업통상부(옛 산업통상자원부) 출신들이 4대째 회장직을 역임해왔다. 정치권 인사가 회장 직함을 단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자리는 대통령 임명 직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부정확한 정보를 부적절하게 전달한 내부 직원에 대해 공직기강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형규/신정은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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