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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장벽·연비 벌금' 사라진 현대차…하이브리드 타고 美 질주

입력 2025-12-04 18:02   수정 2025-12-05 01: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전임 조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우선’ 정책을 사실상 폐기했다. 규제에 맞춰 전기차 비중을 급격하게 늘려야 하는 부담이 사라진 만큼 하이브리드카 라인업을 탄탄하게 갖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그린 뉴딜 정책은 ‘그린 스캠’(사기)”이라며 신차 연비 기준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은 자동차 제조사가 준수해야 하는 최저 연비인 기업평균연비제(CAFE)를 2031년식 차량 기준으로 갤런당 50.4마일(L당 21.4㎞)에서 34.5마일(L당 14.6㎞) 수준으로 낮춘 게 핵심이다. CAFE는 제조사가 판매하는 모든 차량의 평균 연비를 기준으로 한다.

현재 미국 승용차의 평균 연비는 갤런당 39마일(L당 16.6㎞) 수준이다. 기존 규제(L당 21.4㎞)를 맞추려면 내연기관차보다 연비가 높은 전기차를 섞어 팔아야만 했다. 하지만 규제 완화로 하이브리드카 판매만으로도 규제 충족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하이브리드카는 평균 연비가 L당 17~20㎞로 내연기관 차량보다 우수하다. 전기차만 판매하는 테슬라와 달리 하이브리드카 라인업을 탄탄하게 갖춘 현대차와 기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연비 효율이 낮은 대형 가솔린차 위주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가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본다는 점에서 현지 시장에서 경쟁하는 현대차와 기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내연차 강화' 정책 수혜
관세 15% 공식화, 불확실성 제거…원·달러 고환율도 수익성 높여
현대자동차·기아는 올 들어 ‘고난의 행군’을 이어갔다. 지난 4월 시작된 미국의 수입차 25% ‘관세 폭탄’으로 2분기(1조6140억원)와 3분기(3조550억원)에만 4조6690억원에 달하는 관세 손실을 봤다. 7월 한·미 정부가 ‘자동차 관세 15% 인하’에 합의했지만 발효가 늦어지면서 가슴을 졸여야 했다. 10월부터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이 끊기는 악재가 더해졌다.

먹구름이 가득하던 현대차·기아가 3일(현지시간)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미국 정부의 관보 게재로 ‘관세 사슬’을 끊어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자동차 최저 연비 기준 인하 조치도 하이브리드카 경쟁력을 갖춘 현대차그룹에 기회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기업에 유리한 고환율 또한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카 ‘반사 이익’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개편안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준수해야 하는 최저 연비인 기업평균연비제(CAFE) 요건을 2031년 기준 L당 21.4㎞에서 14.6㎞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CAFE는 버락 오바마 정부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2012년 도입했고, 전임 조 바이든 정부 때 강화된 것을 트럼프가 다시 완화한 것이다.

CAFE는 제조사가 해당 연도에 판매한 모든 차량의 평균 연비를 측정해 정해진 기준보다 높도록 규정하고 있어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를 많이 팔수록 유리하다. L당 연비가 10㎞ 수준에 그치는 픽업트럭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주력인 제너럴모터스(GM)는 2022년부터 1억2800만달러(약 1880억원), 스텔란티스는 이보다 앞선 2018년부터 5억8300만달러(약 8580억원)의 벌금을 물었다. CAFE 완화의 1차 수혜 대상이 GM과 스텔란티스 등 미국 기업들인 이유다.

현대차·기아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주력인 투싼과 스포티지 등 SUV 하이브리드카 연비가 L당 16~18㎞에 달해 연비 벌금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데다 침체에 빠진 전기차 판매를 늘리지 않더라도 CAFE 요건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45만7000대이던 미국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지난해 172만9000대로 네 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하이브리드카 판매량도 전년보다 48.9% 급증한 3만6172대에 달했다.

10월부터 보조금이 폐지된 전기차 판매는 58.9% 급감한 4618대에 그쳤다. 하이브리드카 모델이 글로벌 메이커 중 가장 많은 일본 도요타도 추가 전기차 모델 없이 CAFE 요건 달성이 가능하다. 하이브리드카를 건너뛰고 내연기관차에서 곧바로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유럽 브랜드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경차 경쟁력도 빛 보나
트럼프 대통령의 소형차 미국 생산을 촉진하겠다는 발언도 현대차·기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를 가보면 폭스바겐 비틀처럼 작고 귀여운 차들이 있지만 이런 차는 미국에서 만들 수 없다”며 “장관(숀 더피 교통부 장관)에게 이런 차 생산을 즉시 승인하라고 지시했으니 여러분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기아는 캐스퍼, 레이 등 경차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다. 캐스퍼는 유럽과 일본 등에서도 인기를 끌며 수출이 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도 수출 비중이 60~70%에 달하는 현대차·기아에 유리한 구조다. 수출대금 대부분이 달러화로 결제되는데,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00원 오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2조2000억원과 1조3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양길성/김보형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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