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홍콩에서 발생한 대형 아파트 화재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학교에서 송년 파티 등 연말 행사를 취소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홍콩 내에서는 행사를 강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5일(현지시간) 홍콩01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교육 당국은 타이포 지역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사건 이후 주요 학교에 파티와 같은 주요 행사를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중등학교인 라살 칼리지는 크리스마스 파티 등과 같은 주요 행사를 취소하고 오늘 15일로 예정됐던 휴일도 정상 수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 크리스마스 미사 일정도 변경됐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화재 피해자에 대한 존중을 표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들의 요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절한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학생회나 학생 측에서는 별다른 소통 없이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특히 크리스마스 파티는 학생회 자체적으로 자금을 지원한 행사로 행사 취소로 인한 장비 대여비, 공연자 섭외비 등이 환불되지 않아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생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타이포 화재로 인해 오랫동안 준비해 온 크리스마스 행사를 왜 취소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번 화재에 애도를 표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파티와 화재는 다르다", "파티를 취소하고 일반 수업으로 변경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에서도 크리스마스 파티 취소를 두고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파티 취소를 찬성하는 일부 시민들은 "크리스마스가 화재 발생 후 1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진행되는데 이때 축하하는 분위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반대 측은 "학생들이 한 달 동안 무겁고 억압된 분위기 속에 살게 될 것인데, 이들의 삶은 계속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홍콩에 사무실을 둔 다국적 금융회사들은 연말 파티를 잇달아 취소하는 분위기다. UBS의 트레이딩 및 투자은행(IB)팀은 당초 이달 중순 연말 파티를 계획했으나 이를 취소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여러 부서의 연말 활동을 연기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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