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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파이어족 대부가 '세상의 모든 김부장'에게

입력 2025-12-05 16:25   수정 2025-12-06 00:00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시대다. 인공지능(AI) 확산과 고용 유연화, 물가와 자산 가격 급등은 ‘월급만으로는 불안하다’는 감각을 보편화했다. 미국에서 경제적 독립, 조기 은퇴를 뜻하는 ‘파이어(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열풍을 일으킨 <파이낸셜 프리덤>의 저자 그랜트 사바티어는 신작 <백만장자의 창업 바이블>에서 이 불안의 출구를 “개인의 사업, 스스로 돈을 찍어내는 시스템 만들기”에서 찾는다.

저자는 통장 잔액 2달러26센트를 가진 백수에서 시작해 MBA(경영학 석사) 학위나 든든한 초기 자본 없이 5년 만에 125만달러를 모은 자기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다. 동시에 15년간 7개 업체를 설립·매각하며 축적한 데이터, 1000만 명에 이르는 고객 분석을 근거로 ‘누구나 창업가가 될 수 있는 시대’의 조건을 해부한다. 과거에는 창업을 막는 자본·기술 장벽이 높았지만, 지금은 온라인 플랫폼과 AI 도구 덕분에 아이디어 검증과 초기 매출까지의 거리가 현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초점은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살아남고, 키울 것인가’에 가깝다. 국세청 등 통계가 보여주듯 1인 창업 5년 생존율은 40%도 되지 않는다. 사바티어는 대부분의 실패가 “고객이 진짜 원하는 한 가지를 찾기도 전에 유행을 좇는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한다. 반대로 살아남는 사업은 한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그 분야를 장악하고, 이후에는 창업자의 시간을 갈아 넣지 않아도 수익이 발생하는 자동화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책은 이 ‘시스템 구축’ 과정을 단계별로 쪼개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시장 데이터를 토대로 아이디어를 설계하는 실험적 기업가(1단계)에서 시작해 1인 기업의 자동화 수익 모델(2단계), 인재와 시스템으로 확장하는 성장 기업(3단계), 지주회사와 매각을 통해 ‘자신만의 제국’을 세우는 단계(4단계)까지, 창업자가 어느 단계에 서 있는지 점검하고 다음 수를 결정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제시한다. 클릭을 부르는 이메일 제목, 법인 설립 시점, 채용 인터뷰에서 던져야 할 질문 등 세세한 운영 팁도 곁들여 실무서를 표방한다.

이 책의 장점은 ‘부자 되기’ 노하우를 추상적인 동기부여가 아니라 데이터와 구체적인 실행 리스트로 끌어내려 한다는 데 있다. 다만 통계와 사례의 상당 부분이 미국 시장을 전제로 하고 있어 한국 독자가 그대로 가져다 쓰기는 어렵다. 노동·세제·규제 환경이 다른 만큼 책이 제시하는 ‘성장 공식’을 곧이곧대로 따르기보다 사고방식과 원칙에 초점을 맞춰 읽을 필요가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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