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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공무원은 철저한 조연이었다"…핫플레이스 성수동의 성장비밀

입력 2025-12-05 16:31   수정 2025-12-05 23:58

“나와 공무원들의 역할은 철저한 조연이었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최근 펴낸 책 <성수동>에서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이 문장일 것이다. 21세기 도시 행정은 도시가 어떻게 스스로 성장하도록 도와야 하는가에 성패가 달려 있다. 민간의 힘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성수동은 2014년 정 구청장 취임 이후 지난 10년 동안 서울에서 가장 역동적인 변화와 고도성장을 이뤄냈다. 2023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이 10.92%로 서울 평균(3.36%)을 훌쩍 넘어섰다. 저자는 이를 ‘행정이 만든 기적’이 아닌 ‘주민, 청년, 창작자의 자생적 움직임을 행정이 존중한 결과’로 설명한다. 대부분의 행정은 무언가를 ‘만들었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만, 이 책은 성수동이 가진 잠재력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법에 집중한다. 저자는 말한다. “경청했으며, 뒤로 물러섰고, 멀리 보고자 했다.”

책에는 성수동이 ‘기업이 있는 곳에 인재가 몰리는 것이 아니라 인재가 있는 곳에 기업이 따라간다’는 리처드 플로리다의 이론을 현실에서 구현한 내용이 나온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에 이미 감각 있는 청년들이 있었고, 이들이 주도적으로 만든 공간과 브랜드가 있었다고 말한다. 대림창고, 카우앤독, 헤이그라운드 같은 복합공간이 대표적이다. 이들과 협력하고, 이들이 원하는 도시에 대해 경청하며 정책을 이끌어 온 결과 성수동 소재 기업체는 2013년 1만323개에서 2023년 1만9200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저자는 도시개발과 도시재생이라는 두 가지 도시 정비 전략을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는다. 어떤 행정은 도시개발에만 치중해 그 도시가 가진 본래의 매력을 없애버린다. 반대로 도시개발을 배제하고 도시재생만 추구하다 쇠퇴하는 길로 접어들 수도 있다. 정 구청장은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도시 디자인’ 전략을 가지고 있다. ‘붉은벽돌조례’를 통해 도시의 기억을 보전하고 장소성을 강화해 동네의 근원적인 매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기업 유치와 개발 지원 정책을 통해 멋진 빌딩들이 들어올 수도 있도록 여건을 마련했다. 사람의 감정까지 고려한 도시 디자인 철학은 장소적 매력을 바탕으로 인재를 모으고, 기업이 이곳에서 날개를 펼 수 있도록 했다. 도시정책에 관심이 없었더라도 ‘무엇이 도시다움을 결정하는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된다.

음성원 국민대 스마트경험디자인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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