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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이민자 늘어나 유럽 문명 소멸' 주장에 '발칵' [이상은의 워싱턴나우]

입력 2025-12-07 18:18   수정 2025-12-07 18:26

미국이 지난 5일 발표한 ‘2025 국가안보전략(NSS)’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은 데 이어 중국도 최근 안보 문서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문구를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중 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더 이상 안보 전략의 우선순위로 삼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현지시간) 중국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신시대 시대의 군비 통제, 군축 및 비확산’이라는 제목의 백서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문장이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2005년 9월 발표한 이전 백서에서는 “관련 국가들이 한반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등에서 비핵지대를 설립한다는 주장을 지지한다”고 했지만, 20년 만에 나온 새 문서에는 이 내용이 빠진 것이다.

대신 “중국은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에 대해 공정한 입장과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고 항상 한반도의 평화·안정·번영에 힘써 왔으며,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에 전념하고 있다”고 적었다. 자오퉁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SCMP에 “중국이 지난 1년 반 동안 공식 성명과 정책 문서에서 한반도 비핵화 언급을 명백하게 배제해 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일 백악관이 내놓은 NSS도 북한에 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와 조 바이든 전 정부에서는 북한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를 주요 의제로 거론한 것과 대조적이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북핵을 사실상 용인하는 수순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신 미국은 NSS에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안보 전략을 완전히 새로 짜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 외교 엘리트들이 “전 세계에 대한 미국의 영구적 지배”를 추구한 것이 오판이었다며 “타국의 사정은 미국의 이익을 위협할 때만 미국의 관심사가 된다”고 했다. 이는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아틀라스 시대 끝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4일밤 기습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은 ‘미국 대외정책의 완전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 질서를 아틀라스처럼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한 이 문서는 한편으로는 미국의 솔직한 사정과 심정을 담고 있지만, 미래 전략에 관해서는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내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다.

비개입주의를 천명하면서도 유럽에 대해서는 공격적으로 ‘궤도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메시지는 트럼프 1기 NSS에 비해 한층 간접적으로 바뀌었다. 러시아는 아예 미국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거명되지 않았으며, 북한에 대한 메시지는 완전히 삭제됐다.

6일(현지시간) 기준 NSS에 대해 가장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곳은 유럽이다. 트럼프 정부는 NSS에서 유럽의 진정한 문제로 서구적 정체성 상실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유럽이 현재의 궤도를 바로잡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수십 년 내로 일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은 비(非) 유럽계가 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의 경제적 쇠퇴보다도 “문명적 소멸”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어 “정치적 자유와 주권을 훼손하는 유럽연합(EU)” 등을 문제삼고 유럽 국가 내에서 유럽의 현재 방향에 대한 “저항세력을 육성”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J D 밴스 부통령이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유럽 내 민주주의와 자유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것이 "러시아나 중국에 대한 위협보다 심각하다"고 주장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이것이 “유럽을 향한 (장례식) 추도사”라면서 “(대서양 동맹의) 이혼 도장은 이미 찍혔고 재산 분할 절차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EU 비판.. "저항세력 육성"이 美 정책

중국에 대한 전략은 이중적이다. NSS 전체에서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가장 강력한 위협으로 수차례 거명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중국’이라는 표현 대신 ‘타국’, ‘외국세력’, ‘비(非) 서반구 경쟁국’, ‘잠재적 적대세력’ 등의 표현을 더 많이 쓰고 있다. 대신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경제관계 재조정”을 주로 서술했다. NSS는 “베이징과 진정한 상호 이익이 되기 위한 경제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면 미국의 경제 규모가 30조달러(2025년)에서 2030년대에는 40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2017년에 나온 트럼프 1기 NSS와 크게 달라진 대목이다. 당시 트럼프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를 주요 위협으로 지목하며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반하는 세계 질서를 구축하려 시도하는 수정주의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올해 NSS는 공산당이라는 표현조차 피하면서 명확하게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정부는 인도 태평양 지역의 억지력 강화를 강조했다. 대만에 대해서는 반도체 생산 지배력과 제2도련선에 접근하는 길목을 막고 있는 지리적 위치를 이유로 들어 ”대만 분쟁을 억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만의 일방적 지위 변경을 반대한다”고 했던 내용은 “지지하지 않는다”로 소폭 후퇴했다.

中 비판 자제…"상호이익 경제 지속" 강조
미국의 부담을 동맹에게 부담시키고 전가해야 한다는 것도 NSS의 핵심 내용이다. 특히 문서는 한국과 일본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이와 관련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레이건 국방포럼 연설에서 이스라엘, 한국, 폴란드 등을 미국의 국방지출 확대 요구에 부응한 ‘모범 동맹들’이라고 지칭했다.

그러면서 “한국처럼 자기방어를 더 책임지는 동맹은 우리로부터 특혜를 받겠지만, 집단 방위를 위해 자기 역할을 여전히 못 하는 동맹들은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은 미국에 GDP(국내총생산)의 3.5% 수준까지 국방비 지출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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