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최고경영자(CEO)가 데이비드 재슬러브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CEO에게 보낸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위한 ‘마지막 문자’다. 하지만 당시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스트리밍·스튜디오 사업을 넷플릭스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파라마운트가 갑자기 “넷플릭스 독주를 막겠다”면서 워너 주주들 지분을 직접 매입하겠다며 ‘적대적 인수’를 선언했다. 파라마운트의 인수전 재개로 워너브러더스 인수전 최종 승자는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인수가는 주당 30달러로 넷플리스가 제안한 가격보다 높다. 파라마운트는 “우리의 입찰로 주주에게 돌아갈 현금은 넷플릭스보다 180억달러 많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준 파라마운트 시가총액은 156억달러이고, 워너브러더스는 674억달러다. 자신보다 덩치가 큰 워너를 인수하기 위해 파라마운트는 확실한 ‘현금 조달’을 약속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120억달러 조달을 보증하겠다고 약속했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240억달러를 조달하기로 했다. 래리 엘리슨은 데이비드 엘리슨 CEO의 부친이다. 또 레드버드캐피털파트너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어피니티파트너스가 투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인수전에 다시 뛰어든 데 대해 파라마운트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처음부터 끝까지 워너브러더스에 가스라이팅 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9월부터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러더스와 접촉했고, 석 달간 인수 가격을 주당 19달러에서 26.5달러까지 단계적으로 올렸다. 하지만 워너브러더스는 “중동 국부펀드 투자금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국가안보 심사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고 현금흐름도 부족하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막판 협상에서 파라마운트는 “주당 30달러 전액 현금, 자금 100% 약정 완료”를 제시하며 최종 타협안을 내놨다. 하지만 그날 밤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파라마운트 측과 추가 대화 없이 넷플릭스를 선택했다. 워너브러더스 이사회는 이날 파라마운트의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넷플릭스를 선택한 결정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어떤 매각이 이뤄져도 미국 법무부와 유럽연합(EU) 등 여러 관할권의 당국으로부터 1년 이상 심사를 거쳐야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향후 미국의 ‘미디어 패권’이 이번 인수전에 달려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를 품으면 넷플릭스는 기존 지식재산권(IP)에 전통 스튜디오와 설비까지 갖춘 ‘공룡 기업’이 된다. 로이터통신은 “넷플릭스를 앞지를 미디어 기업을 만들기 위한 최후의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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