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은 10일(현지시간) 발표한 12월 경제전망요약(SEP)에서 2026년과 2027년 경제전망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예상보다 견조한 성장세를 반영한 조정으로, Fed가 중기 경제 흐름에 대해 보다 낙관적인 시선을 갖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다만 기준금리 경로를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는 기존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며, 완화 속도에 대한 Fed의 신중한 기조도 재확인됐다.
Fed의 정책금리 경로는 예상과 달리 거의 변하지 않았다. Fed는 2026년 말 금리 수준을 연 3.6%로 유지했고, 2027년(3.4%), 2028년(2.9%) 전망도 동일하게 유지했다. 이는 이번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본격적인 완화 사이클의 시작이라기보다 ‘조정 인하(fine-tuning cut)’에 가깝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정책 미세조정에 가까운 인하라는 뜻이다.
2026년 실질 GDP 증가율 전망을 기존 1.8%에서 2.3%로 큰 폭 상향했다. 올해 GDP증가율 1.7% 전망보다도 대폭 오른 것이다.
물가 전망도 일부 조정됐다. Fed는 2026년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을 9월 2.6%에서 2.4%로 기존보다 낮춰 중기적 물가 안정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근원 PCE 전망 역시 2027~2028년에 2% 수준으로 수렴한다는 기존 흐름이 유지됐다.
노동시장 전망은 2026년 실업률을 4.4%로 유지했다. Fed는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고 실업률이 소폭 오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노동시장이 구조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다만 최근 들어 고용에 대한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진단해 정책 방향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번 SEP가 “성장은 더 강하게, 물가는 더 빨리 안정, 그러나 금리 인하는 더 신중하게”라는 Fed의 현재 정책 기조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Fed가 중기 경기 전망을 상향하면서도 금리 경로는 그대로 둔 것은, 당장의 추가 인하를 약속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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