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0일 위성락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구성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 외교안보라인 내에서 이른바 '자주파'와 '동맹파'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장관은 민족과 남북 관계를 중시하는 자주파의 중심이며, 위 실장은 한·미 관계와 자유진영 협력에 무게를 두는 ‘동맹파’의 핵심 인물이다.
NSC는 대통령 직속의 자문기관으로 최고위 외교·안보 회의체다. NSC는 상임위원장을 맡은 위 실장 주재로 국가정보원장과 외교·통일·국방부 장관과 차관급인 안보실 1·2·3 차장이 함께 참석한다. 통일부는 NSC에서 한미연합훈련 축소·조정·연기 등의 방안 건의했지만, 국방부와 안보실 등이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역시 지난 3일 한반도평화포럼 토론회에서 NSC 체제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차장(김태효 당시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안보실을 쥐고 흔들려고 했던 인적 문제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차관급이 장관급과 같은 급으로 참석해서 발언하고 투표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 실장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위 실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서 "현 NSC 체제는 김대중 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제도적 틀을 따르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부터 NSC에 ‘차장’ 직책이 참여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특정 인사가 새로 만든 구조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 문제도 필요하다면, 미국의 전략적 레버리지(지렛대)에 도움이 된다면 논의하고 고민할 수 있다고 말해 주는 것 자체가 협상 여건을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한 "북한과 대화 여건을 조성하고 한반도 평화를 조성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인권 문제를 강력히 제기해서 대북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일강의 주장도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비핵화를 강조할수록 목적에 멀어지는 딜레마가 있다"며 "영변 원자료 가동 등을 중지시키기 위해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와 전략적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장관은 미국과의 대북 정책 공조와 관련해선 "한반도 남북 관계에 대해선 주권의 문제"라며 "통일부가 주체인 한반도 정책 관련해선 통일부가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공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9일 미국과 정례적 대북정책 공조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는데, 해당 회의에선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체결된 조인트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 이행방안 등을 주로 다루고 대북 정책은 통일부와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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