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이 되는 게 너무 무서웠어요.”(삼성 희망디딤돌 수혜자 이상우 씨)
시설 보호기간 17세가 끝난 보호 종료 아동은 아동 양육 시설이나 위탁가정을 퇴소해야 한다. 만 18세 생일인 당일부터 당장 숙소를 구해야 한다. 올해로 10년째인 ‘삼성 희망디딤돌’ 사업은 이런 보호 종료 아동(자립준비청년)에게 최대 2년간 주거 공간과 취업 교육을 제공한다. 삼성은 2015년 부산센터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 희망디딤돌 센터를 건립했다.
11일 열여섯 번째 센터인 인천센터가 부평동에 문을 열었다. 행사에는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이 참석했으며 민주당 박선원·김태선, 국민의힘 김용태,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이 각각 영상 축사를 보내 10주년을 축하했다.
희망디딤돌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는 정재국 씨는 이날 개소식에서 “취업도 하고 가정도 이뤘다.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힘든 누군가에게 디딤돌이 되어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씨처럼 희망디딤돌을 거쳐 간 자립준비청년은 10년간 5만4611명에 달한다. 자립준비청년은 최대 2년간 1인 1실에서 거주하며 전자·정보기술(IT) 제조, 선박 제조, IT 서비스, 제과·제빵, 반도체 정밀배관, 광고·홍보 등 각종 취업 교육도 받을 수 있다.
희망디딤돌 사업은 2013년 삼성전자 임직원이 기부한 250억원을 종잣돈으로 시작했다. 여기에 회사가 추가로 기부했다. 이날 인천센터 개소로 희망디딤돌은 전국 13개 지역, 16개 센터로 늘었다.
희망디딤돌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정서적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상우 씨는 보육시설을 퇴소할 당시 주택 보증금 마련과 관련해 조언을 구할 곳이 없었다. 삼성은 이씨의 사연을 듣고 대구센터를 통해 주거 공간과 선생님의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씨는 “희망디딤돌은 ‘세상에 너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삼성은 경제 지식 공부, 진로 상담, 취업 알선 등 자립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희망디딤돌 2.0’을 통해 ‘경제적 자립’으로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웰스토리, 제일기획 등 삼성 관계사의 전문 역량을 활용한 직무 교육에도 나섰다. 지난 3년간 만 34세 미만 자립준비청년 241명이 직무교육 과정에 참여했고, 수료자 167명 중 79명(47.3%)이 원하는 회사에 취업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이 자립준비청년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디딤돌가족’ 캠페인도 하고 있다. 임직원 30명으로 출발한 디딤돌가족은 올해 삼성 전 관계사 임직원까지 참여하면서 현재 총 270쌍의 디딤돌가족이 멘토링으로 연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부터는 보호 종료 전부터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예비자립준비청소년 진로코칭캠프’도 시작했다.
인천=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