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과 일본이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13년 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2년 일본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국유화해 중일 관계가 악화했을 때는 중국 전역에서 반일 시위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유니클로는 중국 내 매장 40여곳의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슈퍼마켓 체인 이온은 광둥성·산둥성 매장 35곳 중 30곳의 문을 닫았다. 일본 자동차의 중국 내 판매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시안에선 도요타 코롤라를 운전하던 중국인이 공격받는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중일 갈등 국면에선 다른 분위기다.
중국군 항공모함 함재기가 일본 오키나와 인근 공해상에서 일본 자위대 전투기에 '레이더 조준'을 했던 지난 6일 상하이에서는 일본 회전초밥 체인 '스시로' 지점 2곳이 문을 열었다. 새로 개점한 상하이 매장에는 대기 줄이 끊이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베이징 유니클로 매장을 찾은 쇼핑객들도 최근 중일 갈등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쓰촨성 청두의 무지 매장은 보수공사를 거쳐 최근 재개장한 뒤로 손님들이 붐비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고추기름 젤라토' 등 이 매장의 현지 협업 제품에 대한 호평이 올라왔다.
과거와 다른 양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부진한 내수 때문이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일령으로 내수를 더 위축시키는 등 사회적 불안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총편집인을 지낸 관변논객 후시진은 웨이보에 "일본과의 투쟁은 장기전이 될 수 있다. 중국 사회가 단호함, 이성, 단합을 유지하는 것이 곧 회복력이자 지속 가능성"이라며 지난달 중일 갈등과 관련해 분위기 과열을 경계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신중한 분위기는 다카이치 총리가 발언을 철회하라는 중국의 요구에 계속 응하지 않을 경우 바뀔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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