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소비재가 인기를 끌면서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 수출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습니다.”강경성 KOTRA 사장(사진)은 지난 11일 ‘2025 한류박람회’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선웨이피라미드 컨벤션센터(SPCC)에서 기자와 만나 “수출 1조달러 시대를 앞당기고 수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소비재가 일등 공신이 되고 있다”며 “소비재 한류를 통해 수출 다변화라는 큰 숙제를 풀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재 수출이 늘어나는 배경엔 ‘한류’가 있다는 게 강 사장의 분석이다. 한류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고, 국가 신인도 향상에 기여해 다시 수출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강 사장은 “제조업과 달리 소비재는 세계인의 마음을 열어야 하는데 우리가 한류를 통해 이를 해내고 있다”며 “K소비재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은 우리가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처럼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됐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 추세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등에 따른 미국으로의 공장 이전 움직임에도 강 사장은 “한국 수출산업은 선전할 것이고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국의 제조 원가가 한국 대비 3~5배 비싸고 미국 내 공급망이 갖춰지기 위해선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도 올해 1~10월 한국의 수출은 5791억6600만달러(약 85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강 사장은 “기업의 해외 진출과 수출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며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기업들이 한국에서 최첨단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핵심 소재 수출을 더 늘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수출의 성장 단계가 ‘상품 수출’에서 ‘생산 공정 현지 구축’을 거쳐 ‘부동산·금융 투자’ 등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이제 ‘생산 공정 수출’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강 사장의 진단이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공장을 지으면 그 역시 우리 자산이 되고, 국부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부동산과 금융상품 투자 단계에 이미 접어든 일본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 사장은 “대외 순자산 세계 1위인 일본이 ‘잃어버린 30년’ 동안 경제를 지탱할 수 있었던 것도 한발 앞서 부동산·금융 투자 단계에 접어들어 이자 수익을 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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