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탄소 포집 장비와 그린수소 사업을 시작합니다.”반도체와 배터리 제조 공정 등에 쓰이는 수산화칼륨 세계 1위 기업 유니드가 친환경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이우일 유니드 부회장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분야를 유니드의 새로운 주력 사업으로 키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그러면서 “5년 안에 이 분야에서만 1조50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했다. 유니드는 OCI 창업주인 고(故) 이회림 회장의 삼남인 이화영 회장이 설립한 회사다. 이 부회장은 2023년 대표이사로 오르며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유니드는 2000년대 이후 중국의 공습에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에 나선 다른 화학회사들과 달리 수산화칼륨만 한 우물을 파 세계 1위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수산화칼륨은 비료·농약과 석유화학, 의약품, 반도체·2차전지·태양광 웨이퍼 제조 공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원료다. 비료·농약 시장은 전체 수요의 30%다. 이 부회장은 “세계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비료 시장도 연 4%씩 성장하고 있다”며 “산업용 수요도 증가해 시장 자체는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유니드의 올해 매출은 1조3107억원으로, 작년(1조1116억원)보다 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유니드는 세계 수산화칼륨 시장의 40%를 점하고 있다. 비결은 규모의 경제다. 이 부회장은 “2002년 중국 장쑤성에 첫 중국 공장을 지은 이후 중국 업체들이 추격을 시작할 때마다 과감하게 증설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기업의 추격과 수산화칼륨의 대체제 개발 가능성 등 불안 요인도 있다. 이 부회장이 “기존 주력 사업에만 의존해선 생존과 성장이 담보되지 않는다. 친환경 기업으로의 변신을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이 부회장은 수산화칼륨을 이용한 그린수소 사업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염화칼륨 수용액을 전기분해해 만드는 게 수산화칼륨으로, 45년 넘게 축적한 유니드의 전기분해(전해) 기술로 수소를 생산한다는 얘기다.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으려면 전기분해를 해야 하는데, 수산화칼륨이 핵심 전해질로 쓰인다.
이 부회장은 “그린수소를 활용한 사업 아이템이 무궁무진한 만큼 2030년 이후에는 유니드가 수소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2030년에는 기존 사업에서 매출 2조원, 신사업에서 1조5000억원을 내 현재보다 매출 규모가 세 배 이상 커지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진원/김우섭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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