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5일 08: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추진하는 미국 제련소 건설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한 '아연 주권' 포기라고 규정했다. 이사회의 배임뿐 아니라 상법상 주주충실 의무 위반 소지도 크다고 지적했다.
MBK 연합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최 회장은 개인적인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한국의 핵심 전략자산인 '아연 주권'을 포기하는 결정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미국 현지에 제련소 설립을 위해 미국 정부와 함께 합작법인(JV)을 설립하는 방안을 결의한다. 미국 제련소 관련 투자 규모는 총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로 미국 측이 고려아연 지분 약 10%를 확보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 연합 측 고려아연 이사들은 최 회장이 주도하는 이번 투자를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 MBK 연합은 "회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대한 안건에 대해 사전 보고나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며 "이사회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심각한 절차적 훼손"이라고 비판했다.
MBK 연합은 이번 투자 구조 자체가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구조라고 주장했다. MBK 연합은 "정상적인 사업 구조라면 투자자는 건설될 미국 제련소 운영 법인(JV)에 투자하는 게 상식"이라며 "굳이 고려아연 본사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건 최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해 줄 백기사를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어 "지분 10%를 미국 투자자들에게 헌납하는 기형적인 구조는 이사회의 배임 우려는 물론 개정 상법상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에 반할 소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MBK 연합은 미국 정부 투자금의 '진짜' 정체를 밝힐 것도 요구했다. MBK 연합은 "미국 정부 기관이 해외 민간 기업에 대해 JV 설립을 통한 '우회 출자' 방식을 택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 자금이 순수한 투자인지, 미국 정부를 방패막이 삼아 급조한 자금인지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MBK 연합은 미국 제련소 설립으로 인한 핵심 기술 유출 가능성도 제기했다. MBK 연합은 "온산제련소에서 생산하는 전략 광물은 한국의 경제 안보를 지키는 핵심 자산"이라며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던 물량을 미국 현지 생산으로 대체하겠다는 건 사실상 국내산 광물의 '수출 종말'이며 수십년간 축적된 독보적 제련 기술 유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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