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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美 동남부에 10조원 '전략광물 제련소' 짓는다

입력 2025-12-15 08:36   수정 2025-12-15 08:40


고려아연이 미국 남동부에 약 10조원 규모의 전략 광물 제련소 건립을 추진한다. 미국 정부와 방산 전략기업 등이 약 3조원 규모로 투자에 참여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전략광물 수출 통제 강화에 대응해 미국이 현지 생산 거점 구축을 적극 요청하면서 투자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미국 제련소 투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해당 제련소는 고려아연과 미국 측이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추진하며, 총투자금은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금은 JV가 현지에서 차입해 조달하고, 미국 국방부·상무부 및 방산 전략기업 등이 약 3조원 규모의 투자로 참여하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현지 제련소는 안티모니, 게르마늄 등 고려아연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전략광물 품목 상당수를 현지에서 생산·공급하는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고려아연 울산 온산제련소는 습식·건식 공정을 결합해 아연뿐 아니라 안티모니, 게르마늄 등 전략광물을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 제련소도 이 같은 통합 공정을 기반으로 핵심 광물을 포함한 첨단산업 소재 공급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지는 미국 남동부 지역의 주요 도시로 잠정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은 후보지 약 60여 곳을 놓고 검토한 끝에 제련에 필요한 용수·전력 등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지역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최근 사외이사와 정부 측에도 관련 구상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는 지난 8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발표한 전략광물 협력 구상을 구체화한 조치로 해석된다. 당시 고려아연은 미국 최대 방산 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국내에 약 1400억원을 들여 게르마늄 생산 공장을 신설하기로 한 바 있다.

업계에선 미국이 중국의 전략광물 수출 통제 강화 이후 고려아연에 ‘가능한 한 빠른 시점에, 충분한 물량’을 요구하며 현지 생산 논의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투자자로 직접 참여할 경우, 고려아연이 사실상 미국 경제안보 체계의 핵심 공급망 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맞물려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국면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미 국방부가 고려아연 주주로 등재될 경우 고려아연에 대한 인수·합병(M&A) 시도가 정치·안보 리스크로 확장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략광물 생산 기업이라는 ‘경제안보 프레임’이 강화되면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 캐스팅보트를 쥔 주주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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