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 구매를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사람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절반가량은 30대 이하 청년이었다.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청년 ‘영끌족’이 주택 구매를 위해 노후 자금까지 헐어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퇴직연금을 당겨쓴 이유로는 ‘주택 구입’이 56.5%(3만7618명)로 전년(52.7%)에 이어 가장 많았다. 주택 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한 인원은 2022년까지 2만 명대에 머물렀지만 2023년 3만 명을 넘긴 데 이어 지난해 3만7000명을 웃돌았다. 주택 구입에 사용된 중도 인출 금액도 지난해 1조8395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주택 구입 다음으로 많은 중도 인출 사유는 주거 임차(25.5%)였다. 중도 인출자 중 82%가 부동산 문제로 퇴직연금을 빼 쓴 것이다. 나머지는 회생절차(13.1%), 장기 요양(4.4%) 순이었다.
청년 중도 인출자 3만2532명 중 주택 구입을 사유로 퇴직연금을 당겨쓴 사람은 1만8929명으로 전체의 58.2%를 차지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상대적으로 벌이가 적은 청년이 퇴직연금까지 끌어다 주택을 구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이 늘었지만 신용대출은 감소했다”며 “퇴직연금 중도 인출로 주택 구입 자금을 보강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이 214조원(49.7%)으로 가장 많았고, 확정기여형(DC) 116조원(26.8%), 개인형퇴직연금(IRP) 99조원(23.1%)이 뒤를 이었다. DB형 비중은 전년보다 4%포인트 하락하며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왔지만, IRP는 세액공제 확대 등의 영향으로 3.1%포인트 상승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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