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16일부터 드레스덴 공장 생산을 중단한다. 2001년 설립된 드레스덴 공장은 지금까지 누적 생산량이 20만여 대에 그치는 소규모 공장이다. 폭스바겐의 주력 공장인 볼프스부르크 공장 연간 생산량의 절반 미만이다.
폭스바겐은 당초 드레스덴 공장을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쇼케이스’ 용도로 만들었다. 소량 조립, 일반 소비자 대상 각종 체험 프로그램 제공, 차량 테스트 등에 활용했다. 처음에 고급 세단 페이톤을 조립했고 전기차 이-골프(e-Golf) 등을 생산했다. 최근에는 주로 전기차 ID.3를 제조했다.
드레스덴 공장 폐쇄는 지난해 10월 노사가 합의한 구조조정에 따른 조치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독일 내 차량 생산 규모를 73만4000여 대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전체 생산량의 8.2%에 달한다. 폭스바겐은 이에 따라 오스나브뤼크 공장 생산도 2027년까지 중단할 계획이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일부 생산 라인도 멕시코 푸에블라로 옮긴다.
폭스바겐 노사는 이 같은 구조조정으로 독일 내 일자리를 3만5000개 이상 줄이기로 합의했다. 독일 직원 12만 명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다. 노사는 강제 정리해고 대신 퇴직 프로그램과 고령자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수단을 활용해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사측은 노조 제안을 받아들여 임금을 5% 올리되 인상분을 회사 기금으로 적립해 희망퇴직 보상금, 공장 설비 재배치 비용 등 구조조정 재원으로 쓰기로 했다. 최근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담당 최고경영자(CEO)는 드레스덴 공장 폐쇄에 대해 “경제적 관점에서 필수적인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그룹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1~9월 폭스바겐의 중국 내 차량 인도량은 1년 전 동기보다 12% 이상 감소했다. 전기차만 보면 같은 기간 40% 이상 줄어 8만5000대에 머물렀다. 중국 토종 브랜드 비야디(BYD)와 샤오미의 약진으로 폭스바겐이 설 자리가 좁아졌다.
폭스바겐그룹의 든든한 ‘캐시카우’(수익원)였던 포르쉐도 흔들렸다. 올 3분기 9억6600만유로(약 1조66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된 이후 첫 분기 손실이다. 역시 중국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포르쉐가 야심 차게 추진한 배터리 자회사 셀포스의 청산 영향도 컸다. 기술적 난관을 해결하지 못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면서다.
중국 판매 부진에도 폭스바겐이 중국 공장 대신 독일 공장을 폐쇄한 건 비용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장은 독일보다 인건비와 고정비가 낮다. 생산량 조정도 비교적 유연하다. 폭스바겐은 또 최근 위기가 중국 시장에 맞는 제품을 제때 내놓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에서 철수 대신 전략 수정과 현지화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서 내연차 판매 금지 시한을 연장하는 움직임도 폭스바겐의 고민거리다. 스티븐 라이트먼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내년 현금흐름에도 분명히 압박이 있을 것”이라며 내연차 판매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추가적인 신규 투자가 필요해진 가운데 폭스바겐이 광범위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모리츠 크로넨베르거 유니온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매니저는 폭스바겐이 투자 목표를 달성하려면 “다른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들이 투자 계획에서 제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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