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련소는 고려아연 온산제련소가 제조하는 품목 13종을 그대로 생산하는 ‘미니 온산제련소’로 짓는다. 부지 규모는 약 65만㎡로, 총생산량은 온산제련소의 절반 수준인 연 54만t이다.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에서 아연뿐 아니라 미사일과 전투기, 반도체 등에 쓰이는 안티모니, 비스무트, 인듐 등을 대거 생산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정한 60종의 전략광물 중 11종이 이곳에서 나온다. 전략광물이란 미국 경제·국가안보에 필수적이나 공급망이 취약한 광물이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마땅히 대응할 방책이 없는 미국에 고려아연은 최상의 파트너인 셈이다.고려아연은 중국의 수출 통제 이후 희소금속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주업인 아연·연(납) 제련보다 희소금속에서 나오는 수익이 더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고려아연 역시 미국을 ‘새로운 금광’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고려아연의 현지 공장 설립을 도우면 세계 최대 방위산업 시장을 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티모니, 인듐 등은 전투기, 미사일 등에 반드시 들어가는 필수 소재다. 미국에 공장을 세우면 아연정광이 많은 남미와 북미에서 원재료를 쉽게 조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의 핵심 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딜”이라며 “고려아연의 생산 확대분 일부에 대해 우선적 매수권한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투자 구조의 적정성에 대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의견이 엇갈린다. MBK·영풍 연합은 현지에 JV를 설립한 뒤 JV에 미국 측과 고려아연이 투자하는 일반적 방식을 취하지 않은 점을 들어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꼼수”라고 지적한다. 미국 정부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하는 만큼 제련 기술이 해외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빼놓지 않았다. MBK·영풍 연합 측은 “10조원 규모 자금과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하면서 지분 10%를 미국에 헌납하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했다.
최 회장 측은 일반적인 JV 구조로 짤 경우 고려아연의 JV 지분율이 낮은 만큼 미국 공장 설립 주도권을 가질 수 없다고 반박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적은 돈을 투자해 미국에 제련소를 지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택한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해야 한·미 자원 동맹에도 힘이 붙는다”고 말했다.
김우섭/김진원 기자 duter@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