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무원 미스트'로 유명한 화장품 기업 달바글로벌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20% 가까이 뛰며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우려가 사그라든 가운데 주주환원 정책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서의 양호한 판매 성과에 힘입은 실적 개선 기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은 이날 3.47% 오른 15만8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장중 7.33% 올라 16만4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2.24% 급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회사 주가는 이달 들어 17.11% 뛰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202억원과 358억원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2016년 설립된 달바글로벌은 '달바(d’Alba)' 브랜드 제품 등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올해 5월 유가증권시장 상장했다. 주력 제품은 '한혜진 미스트' 혹은 '승무원 미스트'로 잘 알려진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과 톤업 선크림과 더블 크림 등이다. 달바글로벌은 광고모델을 역임한 모델 한혜진을 비롯해 그룹 소녀시대의 태연, 배우 나나 등 연예인뿐 아니라 구독자 100만명 이상을 보유한 뷰티 유튜버 '조효진' '레오제이' '회사원A' '포니'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면서 입지를 넓혔다.

주가 반등은 오버행 우려가 일부 완화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바글로벌은 지난 5월2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 약 6개월 동안 보호예수 물량이 세 차례에 걸쳐 해제됐다. 지난 6월22일 발행주식 총수의 19%에 달하는 물량이 시장에 풀린 후 8월22일(16.2%)과 지난달 22일(11.1%) 차례로 보호예수가 해제됐다. 마지막 보호예수 해제 이후에도 장내 매도 물량이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2일부터 상장 6개월 락업(보호예수) 지분의 보호예수가 해제됐으나 장내 매도 출회는 경미한 흐름을 보였다"며 "지난 8월 말 3개월 락업 지분의 매도 출회도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록딜 과정에서의 과도한 할인율 적용보다 배당 수취 등을 통해 DPI(투자금 대비 분배율 비율)를 보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달바글로벌의 주주환원 정책도 투자심리를 개선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달바글로벌은 감액배당을 결정하면서 배당 기준일을 마지막 보호예수 해제일(22일) 직후인 지난달 26일로 설정했다. 배당을 받으려는 투자자들이 지난달 26일까지 주식을 매수하면서 보호예수 해제 물량을 받아낼 수 있게 했다.
이달 19일 달바글로벌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스몰캡 지수 편입 효과를 노린 자금 유입 영향도 주가 상승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고 연구원은 "달바글로벌은 상장 당시 자본준비금 274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3분기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며 "4분기 말 배당 수취를 위한 상장 전 투자 유치(Pre-IPO) 지분의 락인(Lock In) 가능성에서 보면, FTSE 리밸런싱일까지 편입 수요에 대한 인덱스 효과는 존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적 개선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지난 3분기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달바글로벌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73억원과 167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4%와 31% 밑돌았다. 계절적 비수기와 일본·러시아 등에서의 판매 부진 탓이다.
다만 올 4분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아마존 블랙프라이데이에서 달바글로벌의 '화이트 트러플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은 행사 첫날인 지난달 24일 뷰티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상위 2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71위에서 순위가 크게 뛰었다.
아울러 달바글로벌이 해외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실적 개선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달바글로벌은 4분기부터 미국 코스트코·얼타뷰티 등 주요 글로벌 리테일 채널에 입점해 제품 판매를 시작한다.
허제나 DB증권 연구원은 "팝업 및 브랜드 캠페인이 진행되며 시장 확대에 비례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내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14배로, 주가 수준은 낮아진 이익 가시성을 반영한 상태이며, 4분기 실적 회복 추이를 파악한 후 저점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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