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의 차세대 수출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K소스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지 소스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16일 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이 제공하는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소스류 수출액은 지난 11월 353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10월 3136만달러보다는 늘었지만 6월(5305만달러)에 비해선 30% 넘게 급감했다. 특히 11월 미국 수출액이 668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2.1%), 캐나다(-19.2%) 등의 수출액도 역성장했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식 소스는 미국 마트의 메인 매대가 아니라 아시아 푸드 매대에 자리 잡고 있다. 소스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소스 시장이 레드오션인데, 마트에서 잘 보이는 자리에 제품을 진열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하인즈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한국 스타일의 소스를 개발해 판매하기 때문에 차별화도 어렵다.수입 규제가 까다로운 것도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인이다. 소스는 제품 특성상 성분 규제 등에서 예민할 수밖에 없다. CJ제일제당처럼 현지 생산하는 업체들은 수입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지만, 내수 제품을 수출하려는 식품회사들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라면, 만두 등 간편식과 소스의 소비층이 다르다는 점도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은 1020세대가 찾지만, 불닭 소스는 부모 세대가 장바구니에 담는 물건”이라며 “소비층이 다를 뿐만 아니라 한번 사면 오래 두고 먹기 때문에 쉽게 재구매가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내년 K소스 수출 전략을 짜야 하는 식품사들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만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수출액이 점차 늘고 있어 식품사들은 내년 시장별 전략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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