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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결혼시장서 끝까지 남는 남자 D·여자 A

입력 2025-12-16 17:32   수정 2025-12-17 00:17

눈에 온통 콩깍지가 씌지 않는 한 결혼은 요모조모를 면밀히 따지는 신중한 선택 행위다. 남녀가 각자의 자원을 놓고 가치를 교환한다는 관점에서 결혼시장이라는 말이 성립한다. 요즘 결혼시장에는 불변의 진리가 있다. 재산, 소득, 외모 등을 종합해서 A~D등급으로 나눈다고 했을 때,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끝내 ‘재고’로 남는 부류는 남자 D와 여자 A등급이다.

남자 D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A등급 여성은 왜일까. 서울대 경제학부 이철희 교수는 ‘유보 임금’ 이론으로 설명한다. 구직자가 제안된 일을 맡도록 하는 최소한의 유인책인 유보 임금처럼, 결혼도 상대방과의 결혼 생활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만족스러울 것으로 예상돼야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30대 미혼 여성 50명을 인터뷰한 <결혼파업, 30대 여자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라는 책의 저자들은 그 ‘유보 수준’을 이렇게 요약한다. “모두가 자신보다 조금 더 나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키는 딱 5㎝만 더 크고, 지방대라도 4년제 대학을 나왔으면 했다. 현재 소득이나 미래 전망도 자신보다 낫기를 희망한다. 가장 먼저 포기할 수 있는 항목은 키, 그다음은 학력이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포기하기 어려워한 것은 소득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어제 발표한 ‘2015~2023년 인구동태 패널통계’도 이런 결혼시장의 흐름과 부합한다. 30대 초반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자는 정규직일 때, 소득이 평균 이상일 때 혼인과 출산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여자는 정규직·고소득일수록 결혼·출산 비율이 낮았다. 안정적인 직장과 높은 소득을 올리는 남성이 결혼에 적극적인 데 비해 같은 조건의 여성은 혼인을 늦추고 있다는 얘기다.

유보 이론과 더불어 여자 A등급의 비혼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가 결혼·모성 페널티다. 결혼과 출산에 따라 여성들이 직장에서 받는 임금이나 고용 유지의 불이익을 일컫는 말이다. 반면 남성들은 기혼자가 더 인정받아 프리미엄을 누린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제 딸들은 아들에 비해 기회 보장에서 차별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아내와 며느리에 대해선 개선해야 할 점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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