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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려아연 테네시 '11조 공장'…美정부, 지분 34%까지 챙긴다

입력 2025-12-17 17:54   수정 2025-12-17 20:10

마켓인사이트 12월 17일 오후 4시 46분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에 테네시주 제련소 지분 34.5%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가 최대주주인 제련소 합작법인(크루서블JV)과 달리 제련소 운영법인(크루서블메탈스)은 고려아연이 100% 소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운영법인은 합작법인에 매년 1억달러에 이르는 서비스 수수료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미국 전쟁부(국방부)와 대출 계약을 맺으면서 현지 제련소 운영법인이 전쟁부를 상대로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발행하기로 했다. 이 계약에 따라 전쟁부는 주당 1센트(14원)에 최대 14.5%의 사업회사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 제련소 기업가치가 150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하면 추가 20%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도 부여했다.

제련소 사업회사는 합작법인에 매년 최대 1억달러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미국에서 각종 인허가 서비스를 받는 대가다. 합작법인의 최대주주는 지분 40%를 보유한 미국 전쟁부와 상무부다.

고려아연의 핵심 기술력이 들어간 제련소에서 생산하는 전략 광물의 우선 접근권도 갖는다. 전쟁부의 합작법인 투자금은 1억5000만달러(약 2200억원)다. 상무부는 보조금 2억1000만달러(약 3100억원)를 지원한다.

시장에서는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미국 정부를 백기사로 끌어들인 대가로 과도한 혜택을 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를 둘러싼 구체적인 내용이 공시되지 않아 수익 기회와 리스크 사이에서 주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신주인수권 발행 조건은 미국 정부가 다른 광물, 반도체 기업 등의 투자 과정에서도 요구한 내용”이라며 “미국 정부의 투자금과 보조금을 감안하면 ‘퍼주기’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광물·지분·배당 다 챙긴 美…고려아연 '투자 계약' 논란
고려아연 신주 싼값에 매입…제련소 지분 15.4% 확보 가능
고려아연이 지난 15일 발표한 미국 테네시주 제련소 프로젝트는 전례 없이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다. 미국 전쟁부와 상무부가 최대주주인 제련소 합작법인(크루서블JV), 고려아연이 100% 지배하는 운영법인(크루서블메탈스)으로 나눠 추진된다. 규제 해소와 수요처 확보를 담당하는 해결사를 맡는 합작법인은 고려아연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윤범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한다.

복잡한 구조에도 시장에선 기대가 컸다.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협력해 획기적으로 빠른 속도로 제련소를 짓고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주에게 이로운 선택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제련소 프로젝트 발표 직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미국의 큰 승리”라며 반색하자 시장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15.4%는 주당 1센트 취득
미국 정부 측 합작법인은 이번 제련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고려아연 유상증자에 참여해 19억4000만달러(약 2조8500억원)를 투자한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고 있는 최 회장의 백기사로 나섰지만 정작 미 정부가 받는 대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 취재 결과 미국 정부는 제련소 운영법인 지분뿐 아니라 다양한 수익권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는 제련소 운영법인의 채권자다. 미국 전쟁부와 현지 금융사들은 운영법인에 46억9800만달러를 대출한다. 그 대가로 적지 않은 지분을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확보했다. 우선 최대 15.4% 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 행사 가격은 주당 1센트(14원)로 책정돼 가격 적정성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련소 기업가치가 150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할 정도로 순항하면 추가로 20% 지분을 시가에 취득할 수 있다.

미 정부는 이 밖에도 다방면에서 수익권을 가진다. 우선 합작법인은 제련소 운영법인에서 매년 최대 1억달러 규모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또 수익이 나면 매년 일정 수익의 20%를 성과 보수로 차별적으로 받는다. 사모펀드(PEF) 수익 구조를 벤치마크한 것이다.

미국 정부 측은 이번 거래로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할 권리까지 확보했다. 고려아연 지분 10.59%를 취득하면서 2026년과 2027년 이사 1명씩 총 2명의 이사를 지명할 권리를 얻었다. 미국 전쟁부 측 인사가 이사 후보로 추천될 예정이다. 상무부는 미국 현지 공장 생산 광물에 대한 우선적 접근권뿐 아니라 울산 온산제련소, 호주 제련소 생산 광물에도 일부 우선 접근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미국과의 전략적 제휴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의 제련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미국 제련소에 적용하고, 온산제련소 핵심 인력을 조기 파견할 예정이다. 한 자본시장 변호사는 “회사의 체질을 바꿔버리는 투자 결정”이라며 “경영의 중심축을 미국으로 옮겨버리는 영업양수도 성격의 거래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 정당한 대가”
고려아연은 신주인수권 발행을 통한 지분 인수는 미국 정부가 다른 기업에도 요구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고려아연과 비슷한 희소금속을 생산하는 MP머티리얼스도 미국 전쟁부에서 4억달러를 투자받으면서 최대 15%의 지분을 넘겨주는 옵션 계약을 맺었다.

연 1억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크루서블메탈스가 본격 가동되는 2030년에 매출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각각 5조6000억원, 1조25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제련소 건설에 필요한 인허가와 규제 관련 자문 서비스, 수요처 발굴 등의 서비스를 받는 것에 대한 비용”이라며 “공장 정상 가동 시기를 앞당길 수 있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송은경/김우섭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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