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당원 모욕, 당 대표 인격 모독 등을 이유로 당무감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 권고 처분을 받은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민주주의를 돌로 쳐 죽이려는 자들에 맞서 한동훈 전 대표와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이같이 적었다. 그는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성경을 인용해 '들이받는 소는 돌로 쳐 죽이고 임자도 죽이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와 저인 거냐"며 "웃기다. 쳐 죽이고, 고름 짜고 반대파를 깡그리 제거하면 국민의힘을 몽땅 말아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성경을 인용해 누굴 쳐 죽인다고 헛소리한 건 징계 대상 아닌가. 본인 발언은 면책이냐"며 "저는 당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징계 결정을 수용할 경우 곧바로 가처분을 신청하겠다. 정당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자들에 맞서 누가 옳았는지 시비를 가려보겠다"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위원장에 대해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탄핵한 비상계엄이 정당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사람은 당무감사위원장은 물론, 학생들을 가르칠 자격도 없어 보인다. 헌정질서를 부인하는 헌법학 교수가 말이 되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또 "저에 대해 제기된 당에 대한 명예훼손, 당 대표 폄하, 당원 모욕, 신천지 비하 등 모든 내용에 단 하나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국민들께서 누가 헛소리하고 있는지 판단하실 것이다. 신천지를 사이비라고 했다고 공격받는 게 너무 기이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전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무감사위를 열고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당무감사위는 이날 김종협 고양시병 당협위원장을 당헌·당규 및 윤리 규칙 위반 혐의로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며 "징계 수위는 당원권 정지 2년으로 권고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김 전 최고위원의 주요 혐의 내용에 대해 "2025년 9~10월 다수의 언론 매체에 출연해 당을 극단적 체제에 비유했다.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고 국민의힘을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며 "당원에 대한 모욕적 표현을 했다. 당원을 망상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들, 망상에 빠진 사람들도 정신 질환자에 비유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장동혁 대표에 대해 '영혼을 판 것', '줄타기', '양다리' 등 표현으로 인격 모독도 했다. 당론 불복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바도 있다"며 "본인은 당을 건강하게 만들고 당내 민주화 하나의 수단으로서 이런 비판을 했다고 하지만, 당내 절차를 오해한 선동이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자기 당을 희생으로 삼는 자기 정치의 전형적인 사례에 해당한다고 봤다"고 했다.
한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동훈계는 일제히 반발했다.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를 돌로 쳐 죽일 수 없다"고 썼다. 한 전 대표가 이 문장을 쓴 건, 전날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자신과 친한동훈계를 겨냥해 "소가 본래 (들이) 받는 버릇이 있고, 임자가 그로 말미암아 경고까지 받았음에도 단속하지 않아 사람을 받아 죽인다면, 그 소는 돌로 쳐 죽일 것이고 임자도 죽일 것"이라고 한 것을 인용해 비판한 것이다. 김 전 최고위원의 이날 글도 같은 맥락이다.
한지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전 최고위원의 당원권 정지는 단순한 징계가 아니다. 당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불편한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의도로, 표현의 자유를 당의 기준에 맞춰 선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위험한 신호"라며 "오늘의 결정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정당이, 정작 자유로운 생각과 의견의 표현을 징계로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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