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주 4.5일제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 제도를 경험한 직장인 가운데 과반은 이전보다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직장인 소셜 플랫폼 블라인드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7일까지 모바일 앱에 접속한 한국 직장인 1만69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주 4.5일제 도입에 대해 "찬성한다"는 응답이 78%에 달했다고 17일 밝혔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14%로, 찬성 응답이 5배 이상 많았다.
경력이 길수록, 재직 중인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주 4.5일제에 대한 찬성률은 높게 나타났다. 연차별로는 14년 이상이 81%로 가장 높았고, 9년 이상 14년 미만(80%), 5년 이상 9년 미만(78%), 1년 이상 5년 미만(76%), 1년 미만(72%) 순이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명 미만 기업 재직자의 찬성률이 86%로, 1만 명 이상 기업 재직자(77%)보다 높았다.
현재 근무 시간이 짧을수록 찬성률도 높았다. 주 52시간 이하 근무자의 찬성률은 80%를 넘어 가장 높았고, 주 52시간 초과 70시간 이하 근무자는 75%, 주 70시간 초과 근무자는 71%였다.
설문 참여자 중 주 4.5일제를 실제로 경험한 5398명을 대상으로 제도 도입 전후 생산성 변화를 물은 결과, "생산성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52%로 과반을 차지했다. "변화가 없었다"는 응답은 37%, "생산성이 저하됐다"는 응답은 11%였다.
업무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는 "조직 문화 문제(23%)"와 "비효율적 절차(23%)"가 공동 1위로 꼽혔다. 반면 "노동 시간 부족(5%)"은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과도한 커뮤니케이션(16%)", "우선순위 혼란(15%)", "번아웃(11%)", "열악한 업무 환경(7%)" 등이 생산성 저하 요인으로 지목됐다.
주 4.5일제를 둘러싼 의견은 엇갈렸다. 한림제약의 한 재직자는 블라인드에 "독일이나 노르웨이는 주 30~34시간 근무하면서도 생산성은 우리보다 높다.
사람을 갈아 넣는 노동 방식은 젊은 세대를 확보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반면 포스코의 한 재직자는 "중국은 '996(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 6일 노동)'을 기반으로 철강·자동차·석유화학·배터리 분야에서 이미 한국을 추월했다. 중국처럼 일하자는 건 아니지만 국가 경쟁력 확보가 먼저"라고 반박했다.
한편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블라인드는 "구성원 목소리로 만드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비전으로 2013년 한국에서 출시된 직장인 소셜 플랫폼이다.
한국에서는 300인 이상 기업 재직자의 86%가 블라인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메타·우버 등 주요 빅테크 기업 재직자의 80% 이상이 이용 중이다. 블라인드는 올해 2월 인도에 진출하며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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