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공연계에 따르면 KBS교향악단은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 ‘합창’을 올 연말에만 네 차례 연주한다. 이 악단이 정명훈의 지휘로 합창을 연주하는 건 4년 만이다. 오는 24일 고양아람누리,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28일 세종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뒤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2025년의 대미를 장식한다. 지휘봉은 이탈리아 라스칼라 극장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정명훈이 잡는다. 서울시립교향악단도 음악감독인 얍 판 츠베덴과 18일 예술의전당, 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합창을 연주한다.
서울 밖에서도 합창은 연말 인기 레퍼토리다. 부산에서 주로 활약하는 KNN방송교향악단은 오는 27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이 곡을 연주한다. 부천 필하모닉도 서진의 지휘로 23일 같은 곡을 연주한다. 대전시립교향악단은 지난 16일 여자경의 지휘로 합창을 선보였다. 지난달엔 정명훈이 이끄는 원코리아 오케스트라와 같은 곡을 연주했다.

베토벤이 1824년 작곡한 합창은 마지막 4악장에서 성악가들이 부르는 ‘환희의 송가’로 널리 알려진 대작이다. 1차세계대전 종전 두 달 뒤였던 1918년 12월 31일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평화를 바라는 의미로 베를린 필하모닉이 공연하면서 송년음악회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도 합창은 연말 필수 코스다. 도쿄 산토리홀에서는 이달에만 합창이 7번이나 울린다. 일본 필하모니, 도쿄 필하모닉, 도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 NHK심포니, 소피아 필하모닉 등 연주 악단도 다르다.
다른 레퍼토리를 찾는다면 올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제야음악회를 노려도 좋다. 오는 31일 예술의전당에선 지휘자 얼 리가 이끄는 국립심포니가 번스타인의 오페레타 ‘캔디드’ 서곡,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 코플란드 모음곡 ‘로데오’ 중 ‘호다운’ 등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와 프로로브의 거슈윈 ‘포기와 베스’ 주제에 의한 콘서트 환상곡, 대니 보이 등도 협연한다. 이 악단은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를 연주하는 것으로 관객들과 한 해를 끝맺는다.

다른 산뜻한 음악들도 만날 수 있다. 밀레니엄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지브리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 삽입된 곡들로 콘서트를 기획했다. 오는 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을 시작해 23일 천안, 24일 부산, 인천, 울산 등을 거친 뒤 3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마무리한다.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에서 활약할 대니 구는 2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자신만의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연다. 크리스마스 당일엔 같은 공연장에서 지휘자 금난새가 11세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와 연말 분위기에 맞는 곡들을 선보인다.
고양아람누리는 다음 달 1일 열리는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를 라이브 영상으로 송출한다. 야닉 네제세갱 지휘로 악단이 요한 슈트라우스 1·2세, 요프 슈트라우스 등의 작품을 비롯해 오스트리아의 다채로운 춤곡을 연주하는 무대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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