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의 CEO 수업: 마케팅부터 인사조직, 회계와 재무까지
천성용·전정호·김상헌·김병모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6800원

요즘 청소년들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이른 시기부터 복잡한 선택의 상황에 놓인다. 친구 관계에서는 눈치와 판단이 필요하고, 학급 활동에서는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작동하며, 진로를 둘러싼 고민은 중학생 때부터 현실적인 문제가 된다. 여기에 시간 관리, 스마트폰 사용, 용돈과 소비 같은 문제까지 더해지면 청소년의 하루는 이미 작은 ‘경영환경’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이들이 이런 선택을 감각이나 경험에만 맡긴 채 성장하길 기대해왔다.
경영학을 청소년 시기에 배운다는 것은 기업의 구조를 외우는 일이 아니다. 선택의 기준을 세우는 법을 배우고,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는 틀을 갖추는 일이며,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쓰는 것이 합리적인지 생각하는 훈련이다. 이는 곧 공부 태도, 친구 관계, 진로 탐색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경영학적 사고를 익힌 아이는 결과보다 과정을 돌아보고,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구조를 파악하려 하며, 실패를 경험 삼아 다음 선택을 준비한다.
특히 경영학은 ‘왜’라는 질문을 가능하게 한다. 왜 이 선택이 좋은지, 왜 이 관계가 흔들리는지, 왜 지금 이 소비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을 때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 이는 단기간의 성적 향상보다 훨씬 오래가는 힘이다. 청소년기에 경영학을 접하는 경험은 아이를 조급한 경쟁에서 잠시 떨어뜨리고 자기 삶을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시야를 길러준다. 그래서 경영학은 빠를수록 좋고 14살은 결코 이르지 않다. 하지만 누구도 14살의 우리에게 이를 가르쳐주지 않았다. 대학에 와서야 어렵고 낯선 개념의 벽을 처음 마주했고, 사회에 나와서야 ‘경영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곧 성과와 커리어의 차이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14살의 CEO 수업’은 바로 그 지점을 꿰뚫는다. 중학생인 두 주인공이 마케팅·인사조직·회계·재무 전공 교수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경영학의 핵심을 배워가는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경영 입문서이면서 동시에 성인에게도 놀라울 만큼 실용적이다. 더구나 저자들은 모두 실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현직 경영학부 교수들이다. 오랜 강의와 연구 속에서 얻은 통찰이 책 전반에 스며 있어 흔한 경제 교양서를 넘는 깊이를 제공한다.
먼저, 자녀 교육의 관점에서 이 책은 매우 유용하다. 오늘의 청소년들은 친구 관계, 학급 활동, 진로 선택 등 매일 작은 ‘의사결정’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그 과정은 곧 경영학의 핵심 개념들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은 마케팅과 인사조직의 문제이며,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배분할지는 전략과 효율성의 문제이고, 용돈이나 소비, 투자 개념을 익히는 과정은 회계와 재무의 기초가 된다. 경영학은 더 이상 기업만의 학문이 아니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 도구’다. 마케팅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이고, 인사조직은 공정성과 신뢰의 문제이며, 회계는 기업의 건강을 숫자로 번역하는 언어이고, 재무는 미래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단순하면서도 정확하게 짚어준다. 이 책은 추상적 개념을 일상의 언어로 번역해주기 때문에 경영학을 처음 접하는 청소년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간다. 부모 입장에서 자녀에게 일찍 경영적 사고를 길러주고 싶다면 가장 손쉽고도 효과적인 시작점이 바로 이 책이다.
또한 이 책은 비즈니스맨에게도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조직 안에서 수십 번 들어온 개념들, 예를 들어 브랜드 전략, 소비자 심리, 조직 공정성, 사회적 교환 관계, 재무적 의사결정과 같은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며 그 속에 숨어 있는 본질을 선명하게 깨닫게 된다. 현장에서 부하 직원, 고객, 동료와 부딪히는 문제의 상당수는 사실 복잡한 이론 문제가 아니라 ‘기초를 제대로 이해했는가’에서 갈린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개념을 다시 ‘기초부터 구조적으로’ 재정비할 수 있기 때문에 성인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현장에서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던 판단을 다시 검토하게 하고 조직과 시장을 보는 시야를 한층 넓혀준다.
결국 ‘14살의 CEO 수업’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경영학은 특정 직업을 위한 전공 지식이 아니라 삶 전체를 관통하는 사고의 틀이라는 점이다. 아이가 선택의 기준을 세우는 법,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법, 돈과 시간의 가치를 판단하는 법을 알기를 원한다면 이 책을 권해보자. 경영학을 배운다는 것은 기업 논리를 주입하는 일이 아니라 세상을 합리적으로 해석하고 자신을 책임 있게 경영하는 힘을 길러주는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에게는 미래의 경쟁력이 되고 어른에게는 경영의 기본을 다시 세우는 기준점이 된다. 경영학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야를 확장하고 싶은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아이에게 실용적인 사고력을 키워주고 싶은 부모·교사에게 유용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마현숙 한경매거진앤북 기획편집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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