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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명가’ 저력, ETF로 증명… “2026년은 ‘선별된 섹터’의 시간”

입력 2026-01-15 10:07   수정 2026-01-15 10:09

[커버스토리] 자산운용사 톱6 새해의 히든카드 -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타이밍(timing)’과 ‘포트폴리오(portfolio)’.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운용 원칙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사명은 바로 이 두 단어에서 출발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소속 매니저들은 예측해서 기다리는 투자를 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 현재 만들 수 있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로 최고의 운용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헤지펀드 명가’라는 명성에 이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강자’라는 또 다른 별칭까지 얻으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특히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잃지 않는 투자’를 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창립자인 황성환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2008년 출범한 이 회사는 시장의 크고 작은 부침과 무관하게 헤지펀드 특유의 절대수익을 추구해 왔다. 출범 초기였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와 같이 시장이 요동치던 상황에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지 않았다. 출범 이후 17년 동안 주력 펀드에서 연간 단위의 손실을 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023년 하반기부터 황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이뤄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홍기 대표 또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특유의 탄탄한 투자 DNA를 거론한다. 김 대표는 1991년 신한증권에서 여의도 생활을 시작한 ‘정통 증권맨’으로, 수십 년간 투자 업계에서 보폭을 넓혀 온 인물이다. 황 대표와는 대우증권 선후배 사이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 합류하기 전부터 이미 연이 두터웠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성장 과정을 바로 곁에서 지켜봤습니다. 황 대표가 주식을 운용하는 모습을 보면 ‘내 돈을 맡길 만한 분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만큼 회사의 운용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은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업계 1위를 할 만한 나름의 DNA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회사에 합류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준비가 돼 있는 회사더라고요. 조금만 더 나아가면 더 크게 비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상태였죠.”

액티브 ETF 강자로 우뚝…타임폴리오의 운용 DNA

‘이미 모든 것이 준비돼 있는 회사.’ 김 대표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 합류한 뒤 느낀 첫인상이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준비’란 정확히 무슨 뜻일까. 일단 멀티 매니저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설립 초기부터 TMS(타임폴리오 매니지먼트 시스템)로 불리는 자체 전산 시스템을 개발해 멀티 매니저 운용 시스템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다. 어떤 면에서는 대형 증권사, 대형 운용사보다 TMS가 훨씬 더 낫다고 판단될 정도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일반적인 운용사는 회사가 원하는 포트폴리오를 정해 두고 그에 맞춰 추종하는 시스템으로 펀드를 운용합니다. 반면 우리는 펀드매니저별로 자신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습니다. 운용사가 하나의 전략만으로 펀드를 운용하다 보면 시장 상황과 잘 맞아떨어질 때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만, 전략이 틀렸을 때는 굉장히 큰 손실이 날 수도 있잖아요. 우리는 매니저들이 각자 다른 전략을 취하기 때문에 한 명의 매니저가 시장의 방향성과 다른 전략으로 운용했다고 하더라도 전체 펀드의 리스크가 적습니다. 또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큽니다.”

2015년 비상장주식과 상장사 메자닌(주식을 취득하거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에 투자하는 대체투자본부 신설, 2018년 싱가포르 현지 법인 설립, 2022년 신기사 설립 등 투자 회사로서의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 온 행보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히 미래를 준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준비된 역량을 제때 발휘할 수 있도록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도 도약의 비결이다. 김 대표는 “절대수익추구형 스와프(ARS) 시장 진출, 헤지펀드 시장 진출, ETF 시장 진입 등 시장이 변화할 때마다 과감히 도전했다”며 “남들과는 차별화된 방법으로 노력을 기울인 것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ETF 시장에서의 도전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전환점이 됐다. 회사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타임폴리오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ETF’는 지난 2023년 5월 출시된 이후 1조 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했다. 누적 수익률 성과는 250%에 달한다.

김 대표는 “만약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패시브 ETF 시장에 진출했다면 대형사들이 이미 장악하고 있는 ETF 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성공을 거두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반면 액티브 ETF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DNA와 닮아 있다. 지수를 그대로 복제하는 패시브 ETF에 비해 액티브 ETF는 지수 내에서도 시장을 주도하는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절해 차별화된 방식으로 수익률을 낼 수 있다. 이런 운용 DNA가 ETF 부문에서도 발휘돼 초과 수익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장의 트렌드와 주도주를 빠르게 읽어내고, 이들 종목을 액티브하게 펀드에 편입하는 능력이다. 이 같은 운용 철학을 바탕으로 ETF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사들을 제치고 주식형 액티브 ETF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ETF 시장은 퇴직연금, 개인연금과 관련해 수요가 늘어나 계속해서 급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패시브 ETF에서 액티브 ETF로의 머니 무브는 글로벌 추세입니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에서도 이런 현상이 관찰되고 있죠. 앞으로 더 많은 운용사들이 액티브 ETF 시장에 진입해 운용 능력을 겨룰 전망인데, 결국은 운용사의 수익률 차이가 시장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액티브 ETF는 큰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에서 더 큰 주목을 받을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김 대표는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수록 타임폴리오의 진가는 더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17년 동안 쌓은 우리의 저력은 누군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고도화된 시스템, 인재를 불러 모으는 운용 환경, 뛰어난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하는 우리의 액티브한 운용이 점점 더 시장에서 인정받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앞으로 더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액티브 ETF의 강자로 주목받고 있긴 하지만, 이 회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큰 축은 사모펀드다. 특히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인 ‘타임폴리오위드타임’은 운용사로 전환한 이후 만 10년간 운용하며 연평균 10% 이상의 성과를 낸 대표 상품이다. 사모재간접 공모펀드이기 때문에 사모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것과 성과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대표 전략은 롱숏입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가파르게 지수가 올라온 상황에서는 롱숏이라는 전략이 시장의 위기에 대비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성과를 쌓아 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유효한 전략이라고 봅니다. 이처럼 롱숏으로 운용하는 사모펀드에 간접투자 하는 공모펀드 상품이 바로 ‘타임폴리오위드타임’입니다. 지금은 시장의 유동성이 모여 있으면서도 지수 레벨은 불안하고, 주도주가 뚜렷한 장세입니다. 지금과 같은 시장이 롱숏을 운영하기 가장 좋은 구간이기 때문에 자산 배분 측면에서 포트폴리오의 일정 부분은 롱숏 전략에 배분하는 것을 권합니다.”




최고 인재 모으는 모의투자대회

김 대표가 갖는 자신감의 근원에는 실력 있는 인재들로 이뤄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탄탄한 맨파워도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항상 하는 이야기가 ‘운용사에는 인프라가 없다, 그 흔한 금고조차 사무실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운용사의 근본적인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바로 사람이죠. 실력 있는 인재들이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물리적인 환경도 중요하지만, 공정한 평가와 보상 구조를 갖고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저희 멀티 매니저 시스템을 통해 6개월 단위로 매니저의 성과를 평가하고 그에 따른 운용 한도의 변동, 보상을 진행합니다. 그 결과 임직원의 이탈률이 굉장히 낮아졌죠.”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새로운 인재를 만나는 일에 큰 힘을 쏟는 운용사로도 꼽힌다. 최근 9회 대회까지 완료한 모의투자대회 ‘로드 투 펀드매니저(RFM)’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모의투자대회는 단순 수익률을 기준으로 상위 입상자를 가리는 반면, RFM은 섹터 한도, 종목 한도, 주간 회전율 등의 조건을 두고 실제 펀드매니저와 최대한 흡사한 환경에서 운용 역량을 평가한다. 분기별 지원자는 2500명에서 3000명에 달한다. 그중 상위권을 차지한 5~6명에게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인턴십 자격도 부여된다.

“스펙과 상관 없이 운용 능력만을 바탕으로 훌륭한 재능을 가진 원석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거죠. 이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낸 분들을 대상으로 인턴십을 개최하고, 그중에서도 우수한 분들에게는 실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가 되는 기회를 드립니다.”

2026년, ‘되는 섹터’ 위주로 선별해야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그는 “어제까지는 시장에서 소외됐던 섹터가 오늘 느닷없이 주목받고, 어제까지 주목받던 섹터가 오늘 소외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개인 입장에서 이런 시장을 발 빠르게 대응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경고했다. 직접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될 수밖에 없는 산업’에 투자하는 ETF 상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더욱이 김 대표는 2026년 투자 시장에 대해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수 자체가 안 좋아질 것이라는 뜻이 아니라, 2025년 주식 시장이 지수 상승 폭만 최소 60%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투자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뜻”이라며 “시장 자체는 나빠 보이지 않지만 개별 종목을 선정하는 데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를 비롯한 대형주 중심으로 시장 지수의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일부 기간 조정은 있을 수 있겠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바이오, 에너지, 로봇과 같은 섹터의 상승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다만 2025년과 같은 전체적인 상승보다는, ‘되는 섹터’, ‘되는 종목’ 위주로 선별적인 상승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주도 종목에 대한 섬세한 선별이 필요한 시장이 될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추천하는 섹터로 김 대표는 반도체, 인공지능(AI)을 꼽았다. 그는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반도체, 글로벌 메가 트렌드인 AI, 미국 금리 인하의 혜택을 받고 수출이 가시화되는 바이오가 주도 섹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2025년 국내 전 섹터의 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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