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의 기부금으로 백신 임상시험 효능 평가 수행 기관을 확대한다. 다음 팬데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수준의 백신 임상시험 결과를 신속하게 도출하기 위한 조치다.
질병관리청은 국내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 6개소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국립보건연구원과 국제백신연구소, 국립중앙의료원,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 등 생물안전 3등급(BL3) 시설을 보유한 6개 기관이 참여한다.
이번 협력 체계는 이 회장 유족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감염병 극복 연구 역량 강화 사업’을 통해 2025년 9월부터 6년간 지원된다. 이 회장 유족은 2021년 4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병원 건립 및 연구에 70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등 어린이 환자 지원에 3000억원을 사용해 달라며 총 1조원을 국가에 기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효능평가 수행 기관은 국립보건연구원과 국제백신연구소 2개소에 불과했다. 백신 임상시험을 실제로 수행하는 기관이 수백 곳에 달하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고위험 병원체에 대응할 수 있는 국내 백신 임상시험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했던 셈이다.
이번에 참여하는 6개 기관 모두 BL3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국립보건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백신안전기술지원센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검체분석기관 인증을 이미 획득했다.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는 2026년 하반기까지 인증을 획득할 계획이다.
협력 기관들은 두창, 엠폭스, 코로나19 변이주, 인체감염 조류인플루엔자 등 우선순위 감염병 대상 백신의 효능평가를 위한 표준시험법을 개발하고 협약 기관 간 검증을 실시, 검체분석의 신뢰도를 향상시킬 예정이다. 또한 정기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시험법 및 물질 교류를 기반으로 시험법을 표준화함으로써 국내 백신 임상시험 효능평가 결과의 균질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종 감염병 유행에 대비해 각 기관이 백신 임상시험 효능평가를 분담·동시 수행할 수 있는 표준화된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임상시험 결과를 신속히 도출·제공할 계획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국내 임상시험검체 분석기관들이 글로벌 수준의 전문 역량을 확보하여, 신종 감염병 위기 발생 시 신속한 국산 백신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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