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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듈형 로봇수술 국내 첫 도입…해외 의사들도 방한해 '열공 모드'

입력 2025-12-19 17:14   수정 2025-12-19 23:38

표적·면역항암제와 로봇 수술이 도입된 뒤 암 치료법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엔 신장을 모두 도려내는 수술이 필요했던 암 환자도 면역항암제로 암 덩어리를 줄인 뒤 로봇을 활용해 신장 조직을 보존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된 것이다.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사진)는 국내 첨단 ‘최소침습’ 수술법 개발을 이끌고 있다. 그는 “단순히 질병만 치료하면 병이 사라진 뒤에도 환자 삶은 더 힘들어질 수 있다”며 “질병이 아니라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차세대 로봇 수술, 국내 허가 이끌어
정 교수는 신장암, 전립샘암 등 비뇨기계 암 환자를 로봇과 복강경 등 최소침습 수술법으로 치료하는 비뇨의학과 의사다. 서울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인 그는 국내 의료용 로봇을 연구하는 의사 모임인 대한의료로봇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정 교수는 올해 5월 국내 처음으로 미국 메드트로닉의 로봇 수술기기 ‘휴고’를 활용한 전립샘암 수술에 성공했다. 골반 림프절까지 함께 도려내야 하는 전립샘암 환자, 신장암 전절제 및 부분절제가 필요하던 환자들의 수술도 국내 처음으로 휴고를 활용해 무사히 마무리했다. 2022년엔 이 기기의 국내 시판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이끌기도 했다. 당시 정 교수팀이 시행한 40건의 수술 가운데 주요한 부작용이 생기거나 수술 중 문제가 발생해 개복 등 다른 수술로 전환한 사례는 ‘제로’였다. 해외에선 이 기기를 전립샘암 등 일부에만 제한적으로 쓰고 있다. 반면 서울대병원은 췌장암·위암 등 고난도 수술에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 로봇 수술 시장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가 사실상 독점해왔다. 단일 기업에 의존해 공급 가격이 통제돼 수술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게 한계로 꼽혔다. 휴고는 폐쇄형인 다빈치의 콘솔박스를 개방형으로 바꾸고, 최대 네 개의 로봇팔 등 의사가 원하는 기구를 손쉽게 조합하도록 모듈형으로 개발한 차세대 수술기기다. 독점 구조가 깨지자 로봇 수술 비용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의사 교육하는 훈련센터 열어
서울대병원이 국내 처음으로 이 기기 도입을 결정한 데도 이런 시장 구도가 영향을 줬다. 정 교수는 “수술 로봇이 상당히 비싸 비용 효과성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지만 후발 주자들이 진입하면서 기존 로봇 가격이 20~30%가량 내려갔다”고 말했다. 복강경과 로봇 수술 비용이 비슷한 미국에선 이미 로봇 수술이 복강경을 대체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로봇 수술 대중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대병원은 지난달 수술 로봇 트레이닝센터를 열었다. 이곳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 의사도 휴고와 다빈치 등 로봇 수술법을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정 교수는 이렇게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서울대병원의 역할이라고 했다. 단순히 환자만 치료하는 것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치료 수준을 높이는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의사들이 실제 수술장에서 교육받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며 “로봇에 대한 이해는 물론 모형기구와 동물 등을 활용해 수술 동작을 익혀야 한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시뮬레이션으로 반복 수행하고 수술 보조 경험 등을 쌓아야 환자를 위한 로봇 수술을 집도할 수 있다. 센터를 통해 이런 과정을 폭넓게 교육하는 게 목표다. 매년 수술 기술을 배우기 위해 서울대병원을 찾는 해외 의료진도 참여할 수 있다. 장기적으론 이를 바탕으로 로봇수술 인증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이런 구상이 실현되면 앞으로 로봇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진에게 서울대병원의 교육 프로그램이 새 표준 모델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인턴 로봇’ 개발하는 게 목표
국내외 로봇 수술 사례가 쌓이면서 로봇이 기존 수술보다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늘고 있다. 정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에 따르면 전립샘암은 로봇으로 수술하면 요실금, 발기부전 등 수술 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신장암도 복강경으로 수술할 때보다 이점이 분명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국내외 수술방에서 활용하는 로봇은 모두 의사를 보조하는 도구다. 집도의의 수술 실력에 따라 성적도 달라진다. 미래엔 스스로 수술하는 로봇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정 교수는 내다봤다. 담낭 절제 등을 로봇이 시행했다는 초기 연구 결과는 이미 미국 중국 등에서 발표됐다. 정 교수는 “수술장에서 인턴이 하는 역할을 로봇이 담당하는 ‘인턴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며 “수술 중인 환자의 출혈 부위를 닦거나 석션을 하는 등 보조 역할을 담당하는 휴머노이드형 피지컬 인공지능(AI) 로봇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신약과 로봇 기술 발전이 어우러져 전이 암 환자도 일상생활을 누리는 시대가 열렸다. 정 교수는 “암이 전이돼 대정맥 혈전이 생겨 개복수술을 해야 했던 환자도 면역관문억제제를 써서 암을 줄이고 혈전이 사라지면 로봇 수술로 치료한다”고 했다. 다만 로봇 수술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국내에선 내시경 등을 활용하는 복강경 수술보다 상당히 비싸다. 환자 상태 등에 따라 개복 수술이 필요한 사례도 여전히 많다. 그는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약력

2001년 서울대 의대 졸업
2013년~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2016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수
2018~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연수
현 서울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 대한의료로봇학회 회장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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