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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채석장 붕괴사고' 검찰, 삼표그룹 회장 징역 4년 구형 [CEO와 법정]

입력 2025-12-19 17:18   수정 2025-12-19 18:37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시행 이틀 만에 발생한 '1호 사고'인 경기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에게 징역 4년 형과 5억원을 구형했다. 법 시행 직후 발생한 참사에 대해 검찰은 "예견할 수 있는 사고"라며 경영책임자의 책임을 정면으로 물었다.
검찰 "경영책임자로서 구체적 지시 확인"
19일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이영은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도원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이종신 전 삼표산업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3년을, 이 모씨 등 전·현직 임직원 3명에게는 금고 2~3년을, 삼표산업 법인에는 벌금 5억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정도원 회장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경영책임자로 판단했다. 그룹 전반의 보고를 받고 지시해 온 '탑 경영'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안전보건 사안 역시 구체적으로 보고받고 지시했다는 점이 증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사고"
검찰은 사고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채석 작업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고위험 작업에 해당하며, 굴착면 붕괴와 토석 낙하 위험이 상존한다. 관련 법령과 표준안전규칙은 사전 조사, 작업계획 수립, 사면 안정성 점검, 방어막 설치 등 구체적 안전조치를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사고 현장은 구조적으로 취약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붕괴 지점은 암반이 아닌 찌꺼기 야적장이었다. 돌가루가 쌓인 지반 위에 토사가 추가로 적치됐으며, 하부 암석을 채취하면서 지반 응력은 약화하고 상부 하중은 증가했다. 붕괴 위험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는 게 검찰 측의 설명이다.
"무사안일한 안전관리"
검찰은 삼표산업의 안전관리 태도를 "무사안일"로 규정했다. 작업계획서 작성 전 사전 조사가 없었고, 사면 안정성 점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위험성 평가에서 붕괴 위험을 간과했고, 붕괴 전조 증상도 묵살됐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통상적인 주의만 기울였어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사고 당일 현장에서는 3명이 숨졌다"며 "이 가운데 1명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새신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 작업에는 나흘간 1000여 명이 투입됐고, 현장 작업자들은 '생산량을 늘리라는 압박이 계속됐다', '위험을 제기하면 불이익을 받았다'라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중요한 안전 결정을 하급자에게 넘기고 책임을 회피한다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가 무너진다"며 "법 시행 이후 첫 사고라는 점에서 엄정한 판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 측 "경영책임자성 부인"
정도원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유가족의 고통을 생각하면 비통하다"며 "그룹 책임자로 근로자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계열사 안전에 대한 구체적 의사결정은 대표이사의 권한과 책임이라는 점을 재판부가 살펴달라고 호소했다.

정 회장의 변호인측은 경영책임자성 자체를 부인하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체계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전제로 한 법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법 시행 이틀 만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그룹 회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정도원 회장의 관여는 법 시행 전 그룹 차원의 안전 방향을 제시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변호인 측은 "등기상 대표이사가 명확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회장을 경영책임자로 인정하려면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례회의 참석이나 보고는 최종 의사결정 권한 행사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는 법 시행 전 위험성 평가와 매뉴얼을 마련했고, 고의나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 등은 2022년 1월 29일 삼표산업이 운영하던 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골재 채취장에서 석재 발파를 위한 천공 작업 중 토사가 붕괴해 작업자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보건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고 기일은 2026년 2월 10일이다.
의정부=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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