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시행 이틀 만에 발생한 '1호 사고'인 경기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에게 징역 4년 형과 5억원을 구형했다. 법 시행 직후 발생한 참사에 대해 검찰은 "예견할 수 있는 사고"라며 경영책임자의 책임을 정면으로 물었다.
검찰은 정도원 회장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경영책임자로 판단했다. 그룹 전반의 보고를 받고 지시해 온 '탑 경영'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안전보건 사안 역시 구체적으로 보고받고 지시했다는 점이 증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은 구조적으로 취약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붕괴 지점은 암반이 아닌 찌꺼기 야적장이었다. 돌가루가 쌓인 지반 위에 토사가 추가로 적치됐으며, 하부 암석을 채취하면서 지반 응력은 약화하고 상부 하중은 증가했다. 붕괴 위험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는 게 검찰 측의 설명이다.
검찰은 "통상적인 주의만 기울였어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사고 당일 현장에서는 3명이 숨졌다"며 "이 가운데 1명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새신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 작업에는 나흘간 1000여 명이 투입됐고, 현장 작업자들은 '생산량을 늘리라는 압박이 계속됐다', '위험을 제기하면 불이익을 받았다'라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중요한 안전 결정을 하급자에게 넘기고 책임을 회피한다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가 무너진다"며 "법 시행 이후 첫 사고라는 점에서 엄정한 판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의 변호인측은 경영책임자성 자체를 부인하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체계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전제로 한 법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법 시행 이틀 만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그룹 회장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정도원 회장의 관여는 법 시행 전 그룹 차원의 안전 방향을 제시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변호인 측은 "등기상 대표이사가 명확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회장을 경영책임자로 인정하려면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례회의 참석이나 보고는 최종 의사결정 권한 행사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는 법 시행 전 위험성 평가와 매뉴얼을 마련했고, 고의나 인과관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 등은 2022년 1월 29일 삼표산업이 운영하던 경기 양주시 은현면 도하리 골재 채취장에서 석재 발파를 위한 천공 작업 중 토사가 붕괴해 작업자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보건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고 기일은 2026년 2월 10일이다.
의정부=정진욱 기자
관련뉴스








